호지 '지속가능한 경제, 지역화가 만든다'

신간 '행복의 경제학' 발간 기념 방한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경제성장의 대안은 '세계화' 아닌 '지역화''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오래된 미래'의 저자로 유명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국제생태문화협회 (ISEC) 대표가 29일 한국을 찾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제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길로 '세계화'대신 '지역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간 '행복의 경제학'발간을 기념해 내한한 호지 여사는 1992년 펴낸 '오래된 미래'를 통해서 현대 산업사회 경제 모델이 기존의 사회와 가치관을 어떻게 파괴시키는지 담아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상을 제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30만 부 이상 팔리며 스테디셀러에 오른 '오래된 미래'는 생태적 지혜를 통해 천년 넘게 평화롭고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해온 '작은 티베트' 마을 라다크가 서구식 개발로 인해 환경파괴와 사회적 분열을 겪는 과정을 보여주며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미래는 '개발 이전의 라다크'인 '기존의 생태적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호지 대표는 신간 '행복의 경제학'에서 비판의 논지를 더욱 날카롭게 드러낸다. 그는 "모든 국가가 경제 성장을 위해 '세계화'전략을 택함으로써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교역과 금융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은행과 다국적 기업들에게 더 많은 힘을 주었기 때문" 이라고 비판했다.  세계화 전략의 대안으로 지역화를 제시한 호지 대표는 "지역화는 국가 간 교역을 없애야 한다거나 국제적인 협력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게 아니라 보다 책임 있고 보다 지속가능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우리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집 가까이에서 생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 오히려 세계적 차원에서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보면 '지역화'란 국제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과거 국가들이 협상테이블에서 교역과 금융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면 이제는 다시 규제하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지 대표는 "현재의 방식을 합리적이고 생태적인 방식으로 바꾸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이미 아래로부터 '지역화'에 대한 많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농산물 직거래 운동을 지역화 운동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생산과 소비의 거리를 좁히면 많은 파괴를 막을 수 있다"며 "농부들은 더 다양한 작물을 기를 수 있게 되고, 공해는 줄어들고 야생동물의 서식 공간이 늘어나며 생산성도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국제생태문화협회는 지난 80년대부터 전세계에서 생태의 다양성과 공동체를 강화하는 '라다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호지 여사는 이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대안적 노벨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바른 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수상했으며, 이달 일본의 고이 평화상도 수상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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