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준연령 65세에서 70세로… '아버지 휴가' 도입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대응해 노인의 개념을 바꾸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현상을 해소하고 급증하는 사회보장 제도 수혜자의 수를 조정하기 위해 기준연령인 '65세'를 70세나 75세로 상향 조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기초노령연금을 저소득층에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등 연금 지급 구조를 바꾸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연금 재정을 확충하면서 건강한 노인들에게 일할 유인을 만들겠다는 의견이다. 영국처럼 '아버지 휴가'를 줘 아버지가 양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장기적으로 국공립·공공형 어린이집을 수요자의 50% 수준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우수한 외국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초청 장학생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된다. 기획재정부·중장기전략위원회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60년 미래 한국을 위한 중장기 적정인구 관리방안'을 공개했다. 10월에 발간할 중장기전략보고서 가운데 인구구조 부문만 간추린 중간보고서다. 보고서에는 20~30년의 시계로 추진할 정책들이 주로 담겼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저출산 국가다. 고령화 속도도 유례없이 빠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에 따라 앞으로 9년 뒤인 2021년부터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2030년이 되면 280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로 양육 지원과 노인 개념 재정립을 들고 나왔다. 정부는 우선 평균 80세를 웃도는 수명과 급격히 늘어나는 사회보장 비용을 고려해 노인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현재 65세인 노인의 기준을 70세나 75세로 올리자는 제안이다. 최광해 재정부 장기전략국장은 "평균 수명이 49세 불과했던 100년 전 독일에서 노령연금 지급 기준으로 정한 노인 기준(65세)을 현재에도 적용한다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노인의 기준연령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의 기준을 지금처럼 65세로 유지하면 2050년 고령인구 비중은 37%까지 올라가지만 70세로 조정하면 30%, 75세로 올리면 22%로 낮아진다. 75세를 기준으로 본다면 같은 해 생산가능인구의 비중 역시 53%에서 70%로 껑충 뛴다. 양육 지원이 부족해 출산 기피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할 방안도 고민하기로 했다. 먼저 한 자녀를 키우기 위해 부부가 번갈이 육아휴직을 하면, 두 번째 휴직자에게 더 많은 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행사에 아버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영국처럼 아버지 휴가를 주자는 의견도 나왔다. 영국은 6세 미만 자녀를 둔 맞벌이 남편에게 2주간 유급 휴가를 준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국공립·공공형 어린이집을 수요자의 50% 수준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육시설 을 평가해 결과를 공개하고, 등급에 따라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우수한 외국 인력을 활용해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 초청 장학생을 현재 연간 400명에서 1600명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고, 최고급 전문인력은 출입국이 쉽도록 관련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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