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쌍용건설 유동성 지원이 지연되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협력업체들의 부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일 쌍용건설의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채권단인 우리·하나·국민·신한·산업은행과 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이어진 협상에서 지원하겠다는 원론적 합의만 나올 뿐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쌍용건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다.쌍용건설은 이미 지난달 31일 540억원의 B2B전자어음(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만기를 넘겼다. 이는 협력업체들에게 지급됐어야 할 금액이지만 딱히 유동성을 마련하기 힘든 쌍용건설은 캠코와 채권단의 지원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공사대금 납부 기한이 지나며 협력업체들은 자금난 위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일까지 대금 지급이 되지 않으면 협력업체들의 신용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협력업체에서 쌍용건설의 어음으로 은행권에서 자금을 대출한 경우에는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실정이다.이에 캠코는 지난 5일 채권단과의 협상 자리에서 "쌍용건설 유동성 지원이 시급하니 채권단의 의사표시가 빨리 있어야 한다"고 입장을 전달했다.하지만 채권단은 다급하지는 않은 표정이다. 채권단은 400억원의 쌍용건설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29일까지는 여유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전까지만 유동성 지원이 되면 쌍용건설이 부도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6일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 자리를 미루다 우리은행으로 겨우 확정됐는데 정확한 쌍용건설의 재무상태가 파악이 되지 않았다며 지원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채권단은 캠코가 먼저 700억원을 지원해야 쌍용건설 유동성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비해 캠코는 선지원은 위험하다며 채권단과 공동 패키지방식으로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700억원을 먼저 지원한다고 해도 채권단이 나중에 지원하지 않게 되면 결국 2000억원의 쌍용건설 유동성 지원은 이뤄지지 않게 된다"며 "채권단과 함께 공동패키지 방식으로 자금 지원 계획을 세우고 유동성 지원을 해야 맞다"고 주장했다. 공적기금인 부실채권정리기금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그는 이어 "공은 채권단에 넘어갔고, 더 이상 공식적으로 대주주인 캠코와 채권단이 협상할 일은 없다"며 "채권단이 빨리 입장표명을 해야 쌍용건설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대주주인 캠코로서는 이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쌍용건설이 올해 만기를 앞둔 회사채와 CP(기업어음) 금액은 1075억원이다.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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