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휘청거리는 속사정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강력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경제를 이끌어온 독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대외 수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국가부채 비율이 높으며,독일 중앙은행의 대외 지급보증 규모도 높은 가운데 유로존 국채위기로 산업생산과 수출이주춤거리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독일은 국채(분트) 수익률이 최근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독일이 안고 있는 리스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독일은 유로 도입으로 유리해진 환율과 금리하락, 독일 은행들의 대규모 대출, 빚에 기댄 투자와 소비에 따른 성장 등의 과실을 챙겼다.　그러나 FT는 "호시절은 끝나고 있다"고 주장했다.독일은 유로존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국내총생산(GDP)의 41.3%를 수출에 의존하고 특히 유로존 의존비율은 60%에 이른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20%미만과 약 13%로 낮다.　유로존이나 글로벌 시장이 침체하면서 독일은 물건을 팔 곳을 잃었다. 이러니 5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6.6% 하락하고 수출증가율도 0.5%에 꺾인데 이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3.3으로 6개월 연속으로 위축할 수밖에 없다.　독일은 공업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서비스분야와 금융시스템이 취약하다. 더욱이 국가부채비율도 1ㆍ4분기 기준으로 GDP의 81.6%로 높다.이탈리아(123.3%)와 그리스(132.4%),포르투갈(111.7%),프랑스(89.2%)보다는 낮지만 독일 경제규모가 큰 탓에 독일의 빚은 2조1120억 유로로 유로존에서 가장 많다.　가장 큰 취약점은 유로존 국채위기에 따른 독일의 금융 익스포져(노출액)이다. 우선 독일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에 보증한 금액은 2000억 유로가 넘는다. 또 독일중앙은행이 무역수지 적자국에 돈을 빌려준 데 따른 대외 노출액이 GDP의 30%인 8000억 유로를 넘는다.이 노출액은 연간 800억~1200억 유로의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유로존 국채위기 해결책인 공동보증을 통한 유로본드를 발행한다면 채무부담에 따른 노출액은 엄청나게 커질 수도 있다.유로존 회원국이 탈퇴하면 역시 독일은 손실을 입게 돼 있다.그리스 하나만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도 독일은 약 900억 유로의 직접 손실을 입는다고 FT는 계산했다.　무디스가 독일 등 3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유로존이 지금의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부채위기의 부담은 가장 신용등급이 높은 국가에 가장 무겁게 지워질 것"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