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불확실성 둘러싼 재정부와 한은의 視差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0.3%포인트. 한국은행과 정부의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둘러싼 시각차이다. 한은은 13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5%에서 3.0%로 조정했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가 당초 전망한 3.7%보다 낮은 3.3%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비교적 큰 폭 낮춘 데 대해 한은의 신운 조사국장은 브리핑에서 “유로지역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 확대라는 부정적 요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재정부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은 “한은이 재정부에 비해 대외 여건을 더 어둡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전망치보다 약 2주 늦게 나왔다. 그동안 유럽 재정위기가 더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슷한 여건에서 한은이 재정부보다 향후 경제를 더 비관적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전날 기준금리 인하라는 정책변수를 고려하면 한은과 재정부의 시각 차이는 더 벌어진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0.2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경기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은 신 조사국장은 “이번 성장률 수정치(3.0%)는 금리 인하를 반영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리인하 전 재정부가 내놓은 올해 전망치 3.3%에는 금융정책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더해지지 않았다. 재정부와 한은의 전망 차이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신 조사국장은 “불확실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고려해 전망치를 대폭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현재의 불확실성을 장마에 비유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폭우가 한번에 몰아치고 지나간 것이라면 유럽 재정위기는 해결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면서 시장불안이 반복되는 장마라는 것이다. 재정부와 한은은 경기하강 폭을 놓고는 차이를 나타냈지만, 내년에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리라는 전망에서는 일치했다. 재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4.3%로 예상했다. 한은은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긴 장마도 그치게 마련이다. 한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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