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슈퍼물류 '골목골목 신선함 배달'

제주도 슈퍼마켓협동조합 물류센터 가보니…공동 구매·물류로 양질의 상품 싸게 공급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지난달 29일 제주도슈퍼마켓협동조합 공동도매 제1물류센터. 4.5t 트럭 2대에 신선식품과 농산물 등이 빼곡하게 적재되고 있었다. 지역 내 위치한 230여개 슈퍼마켓협동조합 매장들에 공급할 물건들이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제2물류센터에서도 직원들이 지역 내 슈퍼마켓에 배송할 협동조합 자체브랜드(PB)상품들을 트럭과 냉동차 등에 싣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코사마트(KOSA MART)'라는 브랜드가 적힌 상품이다. 이 물류센터는 매일 공산품과 신선식품, PB상품을 각 조합점에 배송한다. 슈퍼마켓에서 전일 오후 3시까지 협동조합측에 필요한 상품들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물건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월 평균 30억원어치의 상품들이 판매된다. 조병선 제주도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공동구매와 공동물류로 보다 싸고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조합 슈퍼마켓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대형마트에 들어가는 공급가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연간 36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마켓협동조합은 시도별로 55개가 설립돼 있다. 이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물류센터는 17곳이다. 이 중 제주도슈퍼마켓협동조합 물류센터는 가장 큰 규모다. 대지면적과 건물연면적이 각각 1만1468㎡, 5576㎡에 달한다. 취급하는 품목수는 7000여개로 이들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운행되는 차량수가 29대나 될 만큼 유통량도 많은 곳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물류센터에서 조합점에 물건을 공급하는 '배송체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전국의 슈퍼마켓협동조합 물류센터들 가운데 배송시스템을 갖춘 곳은 제주 지역이 유일하다. 다른 지역들은 조합원들이 직접 물류센터에 와서 상품을 구매해 가져가는 방식이다.제주도에는 약 800개의 슈퍼마켓이 운영되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1200여개가 영업을 했지만 대기업의 대형마트가 생겨나고 편의점 등으로 형태를 바꾸면서 크게 줄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까지 진출할 경우 상대적으로 영세한 동네가게들의 경영 환경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슈퍼마켓협동조합은 지역 동네가게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 운영은 물론 다양한 PB상품들을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다. 현재 PB상품은 쌀과 우유, 계란, 과일, 건어물 등 10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물류센터를 통해 창출하는 총 매출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조 이사장은 "우수한 품질의 가격경쟁력을 갖춘 PB상품들을 꾸준히 개발해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제주도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내 슈퍼마켓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과 정책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김대섭 기자 joas1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김대섭 기자 joas11@ⓒ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