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만나는 책

6월 2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2012년 상반기. 대중 문화는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 몰이가 거셌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시작된 열풍은 스크린으로 옮겨가 <화차>를 흥행시켰고, 또한 <은교>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에 언제나 갈증을 느끼고 있는 대중 문화가 이처럼 책을 시작으로 많은 성공을 이뤄낸 만큼, 당분간 이러한 책 원작의 이야기들은 더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책은 이렇게 대중 문화에 있어 대중들을 유혹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야기’고, 그 ‘이야기’의 기본이 될 수 없는 것은 결국 문학이라는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영화와 드라마 뿐만 아니라 무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 뮤지컬 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작품들 대부분이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이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지금 가장 ‘핫’한 뮤지컬의 아름다운 원작이 되어 준 책 3권을 소개한다.
요즘 가장 뮤지컬 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의 원작 소설. 초록색으로 태어난 이상한 아이 엘파바가 학교를 뛰쳐나와 대담하게 지하운동에 뛰어든 아나키스트에서 서쪽 나라의 마녀가 되기까지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격정적이고 독립적인 소녀 엘파바는 시즈 대학교에서 허영으로 가득한 금발의 글린다와 묘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이들의 무대가 되는 먼치킨랜드는 말하고 지적 활동을 하는 동물들이 인간과 동등한 시민 대접을 받으며 번영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오즈의 마법사가 독재자로 군림하여 동물들을 노예로 전락시키면서 시즈 대학교의 친구들은 서로 다른 운명을 택하게 된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엘파바, 야망을 좇는 글린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피예로. 무엇이 진짜 선이고 악일까?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 『위키드』는 고전을 단순히 패러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즈 땅의 역사를 성과 권력, 사랑과 용기에 대한 강렬하고 아름다운 서사시로 탈바꿈시켰다.
언제나 일정 이상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원작. 이상주의적 인물 돈키호테와 현실주의적 인물 산초 판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을 가장 냉철하고 심도 있게 묘사한 『돈키호테』. 21세기 먼 타국에서조차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돈키호테는 독자들 나름대로의 잣대로 인해 현실감각 없는 인물로 인용되기도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주위의 시선과 반복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상을 향해 뜻을 굽히지 않고 다가서는 인물로 재탄생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불멸의 캐릭터인 돈키호테뿐 아니라 소설 『돈키호테』의 진가가 국내에서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시공사의 『돈키호테』는 1편과 2편 중 1편만을 다루고 있는 완역본이다.
2012년 <더 뮤지컬 어워즈>의 ‘창작 뮤지컬 상’에 빛나는 <셜록 홈즈>의 원작! 작가 앤터니 호로비츠가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의 공식 『셜록 홈즈』 작가로 임명된 후, 8년 동안 방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 기나긴 집필 기간을 거쳐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그 어떠한 셜록 홈즈 소설보다도 원전 느낌을 그대로 살려내어 언론의 호평과 함께 영국의 베스트셀러를 석권하였다. 그간 존 딕슨 카나 스티븐 킹과 같은 유수의 작가들이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작품을 써서 코난 도일의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를 했으나, 코난 도일 재단에 의해 공식 셜록 홈즈 소설의 작가로 선정된 것은 아서 코난 도일 경 사후 81년 만에 앤터니 호로비츠가 처음이다. 아서 코난 도일 재단은 셜록 홈즈의 작품에 정통했던 유작 관리자인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이 설립한 이래, 아서 코난 도일 경의 후손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재단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작가 사후 나온 셜록 홈즈 작품들을 평가하여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한 작품이 절판되기도 했다.전슬기 기자 sgj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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