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약세로 印기업들 외화표시 채권 상환부담 가중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인도 루피 하락으로 달러화 등 인도기업들의 외화표시채권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루피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채권을 갖고 있을 수록 손해를 봄에 따라 인도에서 자금을 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경제에는 먹구름이 더욱 더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간) 인도 기업들이 2005년~2008년 발행한 수십억 달러 어치의 외화표시 채권들이 대규모로 만기가 돌아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WSJ에 따르면 인도 기업들은 약 34억 달러의 외화표시 채권(주식전환 채권)을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한다. 발행 당시 대다수의 채권 보유자들은 만기일 전에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염두에 뒀다. 그렇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요즘 루피 가치가 발행당시에 비해 40%나 떨어지면서 채권발행 기업이나 투자자들이나 고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루피는 달러당 55.20루피에 장을 마감하는 등 올 들어 19%나 하락했다. 채권을 발행할 당시 인도는 연평균 성장률이 8% 이상을 기록했고 주식시장도 호황을 보여 채권투자자들은 인도 채권을 사들였다. 그러나 1.4분기 GDP 성장률이 5.3%로 거의 1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루피도 연일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경기가 하락한 데다 루피가 약세를 보이면서 인도 기업들은 달러표시 채권 상환을 위해 발행당시보다 더 많은 루피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루피 약세로 일부 소규모 기업들은 채권상환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채무조정에 들어갔다. 일례로 뭄바이의 섬유 및 부동산 업체 KSL앤인더스트리즈는 9000만 달러의 외화표시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장의 유동성 경색, 루피 가치 하락, 섬유 산업의 늦은 회복세”를 이유로 들었다. 일부 대기업들도 채권 상환일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기에 급급하다.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수즐론 에너지(Suzlon Energy)는 5년 전 표면금리 0%로 3억 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이 회사 주식은 1주 당 33달러(1342루피)로 거래돼 회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큰 매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6일 이 회사 주가는주당 17.60루피로 환율을 적용하면 고작 32센트에 불과하다. 근 100분의 1로 채권값이 떨어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본 것이다.그렇더라도 이 회사는 루피 약세로 채권상환액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커 만기일인 오는 10월까지 이 회사가 2억 달러의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염려하고 있다. WSJ는 인도 경제가 살아나고 루피가 강세를 보이면 발행 채권의 건전성도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와 인도경제 상태를 감안한다면 이는 조만간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보경 기자 bkly477@<ⓒ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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