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먹칠한 이미지 다시 색깔찾기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근 저축은행업계가 TV 드라마와 영화 등 문화컨텐츠 제작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익을 거두려는 목적 보다는 최근의 저축은행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반된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문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등의 제작비를 대출형식으로 지원하거나 펀딩에 참여하는 형태로, 대규모 차익을 얻기보다는 브랜드 노출을 통한 이미지 개선이 목적이다. 신라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공중파 시트콤인 '선녀가 필요해'에 이어 한 종합편성채널이 제작하는 드라마 '지운수대통'에 제작비 대출 형태의 투자를 시작했다. '지운수대통'은 인생역전을 꿈꾸는 평범한 회사원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신라저축은행 관계자는 "새로 투자하는 드라마의 경우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로 고객들에게 평범한 삶에 대한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자는 의도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영화와 드라마 제작지원 뿐 아니라 고객을 위한 음악회나 전시회 등 다양한 방향에서 문화마케팅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내에 4∼5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추가적으로 제작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신라저축은행은 영화 '아저씨' '초능력자'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제작을 지원한 바 있으며,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매분기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KB금융이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한 KB저축은행도 문화사업에 적극적이다. KB저축은행은 다음달 개봉 예정인 영화 '코리아'의 제작비를 공동제공 형식으로 지원했다. 이 영화는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남북 단일 탁구팀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번 투자는 제일저축은행이 CJ E&M에 펀드 형태로 집행해 둔 100억원의 유가증권 투자를 KB저축은행이 그대로 인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이 같은 문화 컨텐츠 제작지원이 수익창출 보다는 이미지 개선의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흥행 성적에 따라 원금손실도 가능한데다가, 평균적으로도 일반 여신 사업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형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액의 제작투자에 나설 경우 영화 흥행 여부에 따라 오히려 투자금 상환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수익사업이라기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한 저축은행 3차 구조조정이 다음달로 전망되면서, 방송이나 영화를 통해 '우리 저축은행은 건재하다'고 알리는 홍보 효과도 거두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저축은행의 문화 컨텐츠 제작지원 형식의 투자는 그 형태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투자한도 규제 내에서만 가능하다. 가장 흔한 형태인 대출 투자의 경우 동일인 한도규제에 따라 100억원 이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의 20% 이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현정 기자 alphag@<ⓒ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