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잠깐! 미, 중 너희들, 슈퍼파워 '깜'이 안돼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과연 누가 미래에 '수퍼파워'를 가지게 될까? 경제, 군사, 금융, 인구, 문화 사상 등 전 분야에 걸쳐 세계를 지배할 자는 누구일까? 또 누가 그 자리를 원할까?" 프랑스의 세계적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신간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는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의 근간을 흔들어놨다. 그렇다면 앞으로 '공백'은 어떤 국가, 또는 어떤 권력이 채울 것인가?  아탈리는 인류 역사에 대한 '탐사'부터 지금껏 세계의 패권이 어떻게 이동해왔는지 역사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패권의 이동을 묶는 개념은 '세계정부'다. 각국 정부가 자국의 유지와 관리를 맡는다면, 세계 정부는 지구촌 공통의 관심사를 해결하고 각 나라가 제 기능을 다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감시자 역할을 한다.  아탈리가 제시하는 '인류 최초의 세계정부'는 '신'이다. 그에 따르면 유사 이전의 각 집단들은 형태는 다르되 모두 종교의 원리에 따라 움직여왔다. 이후 신의 전능이 왕에게 이전된다는 개념이 자리잡으며 국가가 자리잡기 시작한다. 아탈리는 유대인들의 기독정부가 율법이라는 규범에 따라 움직였고 이것이 전세계적 법치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하며 '최초의 세계정부' 중 의미있는 모델이라고 지적한다.  세계를 휘어잡는 주인공은 계속 바뀐다. 로마 제국이 등장하고 이슬람권과 아시아권에 많은 인구와 경제규모를 지닌 대국이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자본주의가 삶의 방식으로 제시된 이후다. 어떤 강력한 국가가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쥐느냐는 점이 '세계정부'의 작동방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아탈리 역시 15세기 초부터 태동하기 시작한 서구 자본주의의 순환 주기에 대해 학계와 비슷한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베네치아, 안트베르펜, 제노바에서 일군 경제체제가 첫 번째 자본 순환으로 묶일 수 있다. 그 다음 패권을 가져간 것은 네덜란드였다. 16세기 말부터 18세기 대부분의 시기까지 네덜란드는 대담한 무역 중심 경제를 구축했다. 프랑스 대혁명 무렵, 네덜란드 무역이 쇠퇴하자 금융업자들과 선주들은 민주주의와 시장이 나란히 발전하고 있는 영국에 둥지를 틀었다. 그 다음이 19세기 말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미국 체제다.  아탈리는 미국의 '집권'이 향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나 쇠락은 피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이 권력을 나눠가는 'G2' 체제도 이전의 패권국가가 그랬듯이 전세계를 다스리기는 어려울 것이며, 혼돈 속에서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자본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초강대 기업들이 세계를 지배하리라는 것이다. 통제 불가능한 자본이 몰고 올 '무정부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아탈리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세계정부를 구상한다. 법치주의의 원칙을 준수하며 투명하고 민주적인 세계 정부, 이런 정부가 구현되는 것은 단순히 상상일까? 아탈리는 미래 세계정부를 위한 구체적 전략까지 제시하며 비전을 키워나간다.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자크 아탈리 지음/권지현 옮김/청림출판/1만 6000원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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