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터진 눈으로 서민금융 현장나선 김석동

1박 2일 전국 버스투어 돌입,,"서민금융 살릴 것"대전·광주·창원·대구·원주 1300㎞ 강행군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이지은 기자]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다시 한번 1박 2일 전국 버스투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금융지원 실태파악을 위해 대형버스에 오른지 4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해는 1100킬로미터, 이번에는 1300킬로미터의 긴 여정이다. 팍팍해진 가계살림으로 고통을 겪는 서민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하겠는 취지에서다.  19일 오전에 만난 김 위원장의 한쪽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이달 초 동남아 출장 등 연일 계속되는 업무에 둘째 딸 결혼까지 치르면서 쌓인 피로로 왼쪽 눈 실핏줄이 터졌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대책반장'답게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충만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경기침체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서민의 금융 현실을 살펴볼 것"이라며 "잘 보고 돌아와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관련 정책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까지 대전ㆍ광주ㆍ창원ㆍ대구ㆍ원주 등을 버스로 돌며 미소금융 및 개별 서민금융시스템 작동 시스템을 파악한다. 특히 신용회복위원회ㆍ자산관리공사(캠코)ㆍ지역신용보증재단ㆍ지역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중점 파악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취임 당시 두 가지를 약속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대처 메뉴얼을 완성하고, 국내 경제가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계층에 대한 적절한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  위기 선제 대응을 위한 조치는 과감했고 결과적으로 주효했다. 그는 취임 당일 부실 저축은행 현황을 보고 받고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월 4일 삼화저축은행을 영업정지시키는 초강경책을 펼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너무 튄다"고 비판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산저축은행계열 등 6곳을 추가로 영업정지시켰다.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뱅크런)로 '책임론'이란 후폭풍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질질끌다간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며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예금보험공사에 저축은행 지원 특별계정을 설치하고, 업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시점을 5년 유예해 숨통을 틔웠다. 캠코를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을 인수토록 하는 작업도 속전속결로 진행해 암덩어리가 전이되는 걸 최소화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업계와 당국이 중심이 된 태스크포스(TF)가 적기에 구성돼 상처 부위를 잘 치료했다"며 "1~2개월만 늦었어도 수 십 곳의 저축은행이 추가로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와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확보이란 난제에도 정공법을 썼다. 지난해 3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려는 정부에 홀로 맞서기도 했다. 땜방식 위기 대증요법으로는 가계부채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그가 주도한 가계대출 억제 조치로 지난 1월에는 금융권 총 가계대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줄어들었다. 외화유동성 고갈을 막기위해 은행으로 하여금 조건부 조달장치인 '커미디트 라인' 설정을 독려했고, 이는 외화건전성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큰 수술이 끝났다"고 공언한 김 위원장은 곧바로 아래를 향한 금융정책 수립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 정상적인 심사를 통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고, 개인 연대보증제도를 사실상 없앴다. 올 하반기에는 우수 중소기업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별도 주식시장도 만들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긴급사태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금융업체와 고객 모두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며 "이번 서민금융 점검은 김 위원장의 재임 중반 해결해야할 퍼즐 조각을 찾기 위한 중요 행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태진 기자 tjjo@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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