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만든 군가에 거는 기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3년전 미군 미2사단 캠프 케이시(Casey) 장병들과 맨츄(MANCHU)마일 행군에 참가한 적이 있다. 이날 40km 산악행군 위해 주한미군 장병들은 체육관에 모인 시간은 새벽 5시.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로큰롤 (rock'n'roll)음악은 새벽 고요함을 깨고 장병들의 흥을 돋구고 있었다.  한국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로큰 롤소리에 흥얼거리는 콧노래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장병들의 눈빛은 분명 살아있었다. 결국 이날 참가한 장병들은 낙오 한명없이 모두 완주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군가도 마찬가지다. 전쟁터에서 승리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게 해주고 때로는 지친 병사들에게 시름을 날려주기도 한다. 이때문에 각 나라마다 특색에 맞는 군가가 있다.  중국군은 '연안송'과 '팔로군행진곡(현재의 중국인민해방군군가)'를 좋아한다. 이 군가를 작곡한 사람이 조선인출신인 정율성(鄭律成)음악가임에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큰 역사적 의미와 함께 7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노래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다.  외국군가 가운데에는 독일군가가 유명하다. 1ㆍ2차대전 당시 나온 행진곡풍의 절도있는 음정과 박자는 흥을 내기 충분하다. 미국군은 1775년 독립전쟁 당시 애창됐던 이야기풍의 성조기의 행진(Yankee Doodle), 미공수부대군가(blood upon the risers)가 손꼽힌다. 이밖에 나치당가 (Die Fahne Hoch), 혁명군가였던 현 프랑스국가(La Marseillaise), 독일 무장 SS친위대군가(SS marchiert in Feindesland) 등이 널리 알려진 외국군가다. 북한군의 군가로는 영화 '실미도'에서 나온 노래와 음정이 비슷한 '적기가'가 유명하다. 우리 한국군의 군가는 1894년 동학혁명때부터 시작된다. 또 찬송가의 음을 차용한 애국창가, 항일투쟁가, 독립군가, 광복군가 등이 차례로 나와 목숨을 건 전장에 나선 군인들의 결연한 의지를 한껏 드러냈다. 1952년에는 신태영 국방장관의 지휘아래 군가제정위가 발족, 24곡의 군가가 취입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멋진사나이'처럼 경쾌하고 밝은 군가가 많이 전파됐다. 올해는 한국군의 군가가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소몰이 창법 원조가수인 국방부 홍보지원대 박효신 상병이 부른 새 장병가요다. 히트제조기 심재희씨가 작사한 이 노래는 그동안 장병들이 부르던 군가와는 전혀 다른 형식과 내용을 담았다. 리듬도 다소 빠른 발라드풍의 경쾌한 리듬과 후렴으로 구성됐다. 세월을 반영한 신세대장병들의 맞춤형 군가인 셈이다.  천안함피격사건 이후 연평도 도발과 해병대 장병의 총기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군의 사기는 지금 바닥으로 떨어졌다.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에 대비하기위한 국방개혁은 18대국회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노래 한곡이 가사 한줄이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울 수도 있어 보인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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