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물러설 수 없는 교과부 vs 교육청

교육청 일선 학교에 학칙개정 지시..교과부 시정명령 내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개학을 앞두고 '서울학생인권조례'를 강행하려는 서울시교육청과 이를 저지하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교과부는 빠른 속도로 '학생인권조례 무효'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으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이를 '시대착오적'이라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6일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하고 이튿날 서울 시내 초·중·고에 총 4쪽 분량의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시행에 따른 학생 생활지도 안내 자료'를 배포했다. 또 2월 개학에 앞서 각 학교별로 학칙 개정 소위원회를 구성해 학칙 개정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교과부는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과부는 교육청에 학칙개정 지시를 대법원 '조례무효확인소송' 판결까지 유보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렸다. 공익을 해치거나 법령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명령 이행기한은 다음달 7일까지로 이를 어길 시 '학칙개정 지시'를 직권취소나 정지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교과부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는 법률에 보장된 주무부 장관의 재의요구 요청권을 침해하는 등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교과부의 엄포에도 교육청의 입장은 단호하다. 설 휴가를 마치고 30일 첫 출근한 곽 교육감은 실국장 업무보고에서 "교과부의 법적 대응은 시대착오적"이며 "조례는 공교육의 새 표준으로 헌법과 유엔 아동인권협약의 정신, 서울시민의 민의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청은 논란이 되고 있는 두발 및 복장 자유화 등과 관련해서도 "학생이 머리 염색이나 파마를 했을 때 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교육적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복장도 각 학교의 규칙에 맞게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중·고교에서 기존대로 교복착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여기에 서울보다 먼저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한 경기도교육청도 가세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30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서울시민의 발의와 서울시의회의 의결이 만들어낸 직접 민주주의와 대의 민주주의 합작품"이라 강조했다. 이어 "교과부의 인권조례 소송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즉시 소송을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교과부와 교육청의 이 같은 갈등에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만 가중됐다. 서울 강북의 D고 교사는 "당장 다음 주가 개학인데 학생들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감하다"며 "법적인 소송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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