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췌장암에 희망 쏘다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은 평균 생존율이 6개월을 넘지 못한다. 췌장 주변에는 중요한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다. 암세포가 주변 혈관이나 신경까지 침범한 경우엔 수술이 어렵다. 암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요법은 완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다른 암에 비해 수술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췌장암의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다. 췌장암 환자의 80%는 수술이 불가능하며, 이들은 항암제를 쓰거나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한다. 혹은 두 가지를 병행하기도 한다. 그런데 흔히 사용하는 방사선보다 그 양을 크게 늘였더니 생존기간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물개발이 더딘 분야라, 작은 추가이익이라도 큰 의미를 가진다. 성진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와 췌장암 전문클리닉팀은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 39명에게 항암제와 '토모테라피' 치료를 병행한 결과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이 새로운 치료법을 받은 환자 대부분에서 종양크기가 줄어들었다. 18명은 절반 이하로 작아졌고 8명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생존율도 증가했다. 통상적인 항암제와 방사선치료 병행요법은 생존 기간이 6∼13개월이지만 이 방법은 평균 21.2개월에 달했다. 차이점은 방사선의 양이다. 일반적 치료법의 선량은 1.8Gy(그레이, 방사선흡수선량의 단위)이며 총 28번 암발생 부위에 쏘게 된다. 이를 생물학적 유효선량(BED)로 따지면 59.4Gy가 된다. 하지만 성 교수팀은 2.54Gy 씩 총 23회 쏴 BED를 73.3Gy로 늘였다. 성 교수는 "이런 방식의 토모테라피는 주변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고 최대한의 방사선을 암에 조사할 수 있다"며 "또 치료할 때 암 부위의 실시간 위치를 영상으로 확인 가능해 더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이 방법은 이론적으로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방사선치료기계나 수술적 치료가 힘들었던 척추종양과 뇌종양, 두경부암, 전이암, 재발된 종양 등에서 큰 치료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성 교수의 설명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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