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하이힐 부대여, 이제는 자기강점 선택을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넥타이 부대와 함께 이번 선거의 돌풍을 일으킨 또 다른 주역은 바로 하이힐 부대다. 바쁜 생활 속에서 아내, 엄마, 직장인이라는 세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해 내는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넥타이부대 못지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이들의 모습은 위태하게 공을 받아내는 곡예사를 떠올리게 한다. 복사기 앞에서 아이의 생일파티에 대해 생각하며, 토요일 밤 영화관에 가면서 자신이 만든 마케팅 계획에 대해 상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한다.  오늘날 여성들은 40년 전에 비해 더 나은 교육, 일자리, 급여를 보장받고 있지만 오히려 행복도는 떨어지고, 불안감은 커졌으며 스트레스는 많아졌다. 여성의 일상적인 스트레스 수준은 40년 전보다 더 높다. 특히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은 아이가 없는 독신여성보다 스트레스를 느낄 확률이 2.2배 높다. 여성이 항우울증이나 항불안성 약물을 복용하는 비율도 남성의 2배에 이른다.  "여자들은 왜 나이를 먹을수록 불행해질까?" 책의 저자인 마커스 버킹엄은 "수십년 간 여성들에게 주어진 기회와 책임은 늘어났지만 없어지거나 사라진 책임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여자들이 좋아진 조건 아래에서도 나이 들수록 불행한 삶을 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선택의 기회'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택할 것이 많아지면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고 삶은 더 힘들어진다.  이를테면 최근 기업에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는 유연 근무제나 재택 근무제를 생각해보자. 여성들에게 '한 가지를 포기하지 않고도 다른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 제도는 실제 여성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상황'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빠진 여성들에게 던지는 저자의 조언은 간단하다. 질의 저하와 스트레스의 증가 없이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은 거의 불가능한 능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환상을 빨리 버리라는 것이다. 그는 "아내, 엄마, 직장인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거기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강점을 찾아서 집중하면 놀라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강점 혁명'은 나이 들수록 멋지게 살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충실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나이 들수록 멋지게 사는 여자/ 마키스 버킹엄 지음/ 김원옥 옮김/ 살림/ 1만3800원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이상미 기자 ysm1250@ⓒ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