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사태로 본 투자잠재 리스크
특정 연예인에 절대적으로 의존 경영악화 가능성 항상 안고있어[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 파문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의 잠재적인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 특정 연예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엔터기업의 사업특성 때문에 뜻하지 않은 경영악화 가능성을 항상 안고갈 수 밖에 없다는 것.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으로 사라진 YG엔터의 기업가치(공모후 발행주식수 498만여주 기준)는 약 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 희망가가 당초 2만4600~3만2000원에서 2만2100원~2만8800원으로 낮춰진 탓이다. 공모주 청약일이 다음달 14~15일로 한달 늦춰진데 따른 기회비용도 회사가 입은 손실로 볼 수 있다.YG엔터는 정정 신고서와 별도로 공표한 '핵심 투자위험 알림문'에서 “최근 사건은 당분간 빅뱅의 활동에 제약 요건으로 작용될 수 있으며 이는 경영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고 “아티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가 약화될 수 있는 소속 업종의 특성상 향후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주지시켰다.이런 위험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전반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엔터주의 가장 큰 리스크가 특정 연예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라며 “이는 실적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존도를 분산시키지 않는 한 잠재적 위협이 계속 존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YG엔터의 경우 상위 연예인들이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5%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빅뱅에 대한 의존도는 64%를 넘는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JYP엔터의 경우 지난 2007년 직상장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당시 JYP엔터를 대표하는 연예인이었던 비가 JYP엔터를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이 업무를 맡았던 한국거래소의 고위 관계자는 “매출 기여도가 절대적인 스타와 결별했을 때에도 수익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라고 했지만 하지 못했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인기 스타 한두 명에 의해 좌우되는 기업을 쉽게 시장에 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JYP엔터는 올해 초 비의 회사인 제이튠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지난 2000년의 에스엠 이후 직상장한 엔터주가 하나도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키이스트는 배용준의 소속사였던 BOF가 2006년 우회상장한 회사다. 장동건의 소속사였던 스타엠은 반포텍을 통해 역시 2006년 증시에 들어왔다. 지금은 웰메이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이킥 시리즈로 유명한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섬유업체인 코닉테크를 통해 우회상장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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