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판매수수료 인하를 두고 정부와 백화점 3사간의 밀고당기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살라미 전술'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살라미'란 조금씩 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로, 공정위가 '살라미'처럼 각 협상 단계를 잘게 나눠 백화점 업계를 압박한다는 의미다.공정위는 18일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전국매장 169곳에 입점해 있는 루이비통, 구찌, 샤넬 등 8개 해외 명품의 판매수수료가 15%에 불과하다고 전격 발표했다. 반면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유명 브랜드들의 판매수수료는 대부분 30%이상이었다. 국내 브랜드 중 판매수수료가 15% 미만인 매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이에 앞서 공정위는 백화점 3사 대표들을 불러들여 "중소업체의 판매수수료를 3~7%p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백화점들이 공정위 요구에 응하지 않자, 해외명품업체들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한 것이다.공정위 발표 직후 롯데 백화점이 중소기업에 대한 새로운 판매수수료 인하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신세계, 현대 백화점 역시 조만간 인하안을 낼 예정이다. 공정위의 단계적 압박정책이 먹혀들고 있다는 의미다.공정위는 새로 제출된 판매수수료 인하방안을 살펴보고, 중소 납품업체들이 백화점에 내는 수수료 수준과 인테리어 비용, 난방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그 이후에도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대형마트와 TV홈쇼핑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할 계획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중소 납품업체들의 판매수수료 수준을 발표한 이후에도 종합조사 결과를 한 번 더 발표하겠다"면서 "차근차근 압박해 들어가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박현준 기자 hjunpar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박현준 기자 hjunpark@ⓒ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