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우유대란'은 없었다…이제 문제는 '우유 값'

지난 13일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 우유매대. 일부 제품들의 수량이 모자라는 모습은 보였지만 우려됐던 '우유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낙농가와 유업체간의 원유(原乳) 가격 인상 협상이 끝내 결렬됐지만 원유 공급이 재개되면서 지난 주말 우려됐던 '우유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지난 13일 밤 9시경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 군데군데 일부 유제품이 비어 있는 모습이었지만 사재기 등의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몇몇 소비자들은 "내가 찾는 우유가 없다"면서도 타사 제품을 사가는 모습을 보였다.주부 김선영 씨(35)는 "평소 사던 제품은 아니지만 당장 아이들에게 먹여야 하는데 어쩔 수 있겠냐"면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하니 좀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낙농가들의 모임인 낙농육우협회가 지난 12일부터 원유 공급을 재개하자 유업체들은 밤을 새워가며 우유 제품 생산에 매진했다. 이에 따라 주요 마트, 편의점 등 유통망에 공급되는 우유 물량도 현재 원유값 협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마트는 현재 평소 수준의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GS25와 보광훼미리마트는 본사를 기준으로 우유 공급이 정상화됐다. 세븐일레븐은 13일 오전 한때 우유가 잘 공급되지 않았지만 14일부터는 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소규모 슈퍼마켓이나 동네 구멍가게 등도 주말을 지나면서 우유 공급이 집유 중단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회는 지난 13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원유 납품 단가 '130원+α' 인상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낙농가들이 정부가 중재한 협상을 마다하고 유업체들과 개별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번복한 이유는 더 버티면 오히려 '우유대란의 주범'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제 문제는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제품 가격이 오르는 점이다. 이사회에서 원유 가격 인상안이 최종 발표되면 현재 ℓ당 704원인 원유 공급 가격은 834원으로 오른다. 전례를 감안할 때 원유가가 130원 오르면 유제품 업체들은 현재 2200~2300원인 1ℓ짜리 우유 소비자가격을 300~400원 가량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제품은 물론 우유를 원료로 사용해 만든 제빵이나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류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우유 가격의 인상은 내년 학교 급식비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3월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낸 '2011년 학교우유급식사업시행 지침'의 급식용 우유 가격은 330원(200㎖)으로 작년과 같다. 이 가격은 내년 2월까지 적용된다.하지만 내년에는 오른 원유(原乳)가격을 감안해 급식용 우유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학교 우유 급식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된다.결국 원유 공급 가격이 최종 결정되면 유업체들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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