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극한의 원가절감 노력을 추진하겠습니다.”2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정준양 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오는 27일 취임 3년째를 맞는 정 회장은 감회에 젖을 시간이 없을 만큼 당장 떨어진 불을 끄는 게 시급하다.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은 커지고 있는데 가격은 마음대로 올릴 수 없고,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자 이익에 최선을 다한다는 포스코의 기업 목표에 흠집이라도 날까봐 노심초하고 있다.올해 내부 원가 절감을 당초 2조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늘리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자산운용사로 보내 회사 사정을 설명하는 등 정 회장은 포스코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이날 주총에서도 마찬가지다.정 회장은 “지난해에는 철강 시황의 불확실성과 원료 가격의 급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지속적으로 실적개선을 실현하고 글로벌 투자성과를 가시화해 주주가치가 올바르게 평가받는 한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이러한 정 회장의 구상은 이날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으로 나타났다.먼저 정 회장의 최측근인 박한용·오창관 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해 이날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최종태 사장과 함께 4인 공동 대표체제로 최고 경영진을 개편했다.이와 함께 조뇌하 전무가 부사장으로, 백승관·이경훈·우종수·황은연·김응규 상무가 전무로, 서명득·김민동·권석철·이태주·김재열·김홍수씨가 상무로 승진·선임되는 등 12명의 임원 승진 및 보임인사를 단행했다.2020년 연결매출 200조원이라는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전략기획총괄의 경영전략2실, 기술총괄의 신성장기술전략실, 성장투자사업부문의 신성장사업실 등 신성장분야 조기 육성을 위한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우선 국내외 경쟁이 심화되는 철강사업 부문에서 지속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원료개발의 전문화,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료본부를 신설했다. 투자자, 외주 파트너, 고객, 직원들에게 정서적 감동을 주고 서로의 이익을 결합시켜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을 통해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사랑받는기업추진사무국을 설치해 CR(Corporate Relations) 본부를 신설했다.취임 초 정 회장이 밝힌 데로 계열사를 포함한 전 관련분야가 동반성장하기 위해 출자사간 순환인사를 활성화했다.원료본부장에 권영태 부사장, CR본부장에 김상영 부사장, 탄소강사업부문장에 조뇌하 부사장이 보임됐으며, 기술총괄장에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에서 자리를 옮긴 권오준 부사장이 임명됐다. 성장투자사업부문장에 박기홍 전무, 기술 연구원장에 우종수 전무, 마케팅본부장에 황은연 전무가 각각 보임됐다.전략기획총괄의 경영전략1실장에 이영훈 상무, 경영전략2실장에 이정식 상무, 투자실장에 김홍수 상무가 보임됐고, 재무실장에는 포스코 ICT에서 복귀한 심동욱 상무를 임명했다.기술총괄의 철강기술전략실장에 박성호 상무, 성장사업투자부문 신성장사업실장에 RIST에서 자리를 옮긴 장인화 상무가 임명됐고, 마케팅본부 마케팅전략실장에 신재철 상무, 열연판매실장에 김재열 상무, 원료본부 원료구매실장에 서명득 상무, STS원료실장에는 포스코특수강에 근무하던 윤기목 상무가 임명됐다.첫 임기의 마지막 해를 시작하는 정 회장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고로 착공에 이어 올해 인도내 2개 지역에서 고로 건설을 착공하며,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건설하는 고로 사업에도 지분을 참여한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널에 이어 대한통운 인수에 도전한다.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하면, 정 회장은 포스코의 숙원이었던 해외 고로 건설·사업의 수직계열화·신사업 진출을 완성하게 된다.소통 경영, 포스코 3.0을 통해 포스코를 대화하는 기업, 빠르게 뛰는 기업으로 바꾼 그는 올해부터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업무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으로 뛰도록 하고 있다.이러한 노력 덕분에 포스코는 불과 2년 만에 크게 변화했다. 이 기간의 변화가 지난 포스코의 역사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뤄졌다는 직원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CEO의 의지에 따라 회사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하지만 정 회장이 뛰어난 리더십을 보인데 반해 정작 그의 경영능력은 아직 평가를 제대로 못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이미 시스템 경영이 정착돼 있기 때문에 CEO가 바뀌어도 흔들림이 없다. 따라서 다른 기업과 달리 포스코 CEO는 앉아만 있어도 실적이 나오는 자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이러다보니 정 회장이 많이 뛰어도 빛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외부의 시각은 이렇지만 사내에서는 많은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취임 당시 있었던 갈등을 빠르게 치유해낸 것은 정 회장 특유의 친화력 덕분이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아직 정 회장은 연임에 대해 견해를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자신이 뿌려놓은 씨를 싹 틔우기 위해서라도 재도전 할 것이 확실하다는 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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