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외국인 매수세 주춤..IT·금융 일부 종목에는 러브콜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2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의 재도약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동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매수의 연속성이 떨어진 것은 물론, 일부 업종이나 종목에만 선별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다소 소극적으로 변하더라도 추세적으로는 이어질 것이며 수급 상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외인이 쇼핑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중론이다.5일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올 1월 누적 순매수 금액은 3466억원이다. 지난해 12월 순매수 금액인 3조6256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 올 들어 외국 인 투자자가 '팔자'에 나설 때마다 지수 하락을 방어해 온 연기금은 1월 한 달 동안 832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현·선물 시장 모두에서 적극적으로 베팅해 온 외국인이 다소 주춤하자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도 크게 꺾였다. 사상 최고 지수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말 만큼의 강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한 달 간 7.68% 오른 코스피 지수는 1월 들어서는 0.91% 오르는데 그쳤다 .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그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높아진데다 최근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외국인의 투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각국의 긴축 정책으로 주식시장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투자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타났던 외국인의 순매도는 기조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힘들고 단기적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양새"라며 "미국의 경기 회복과 더불어 펀드 자금 유입 역시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금액의 65%를, 상장 주식 보유 규모에서 외국인 전체의 39%를 차지한다이에 외국인 투자자가 러브콜을 보내는 종목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장세 시기에는 어떠한 악재도 밀려오는 유동성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유동성의 힘을 가진 자가 시장을 이끌어 가기 쉽다는 측면에서 외국인과 투신권의 관심을 끄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사들이는 추세에 있고 투신의 매도세는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이 시장을 주도해 갈 수 있다는 것.그는 "최근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외국인과 투신 및 연기금 등 덩치가 큰 투자주체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의 상승세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외국인과 투신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는 업종은 항공업종이며 외국인의 관심 업종은 전기전자, 지주회사, 보험, 홈쇼핑, 비철금속"이라고 덧붙였다.실제 1월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전기전자 업종의 하이닉스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이닉스는 한 달 동안 17% 이상 올랐다. 우리금융, 대한생명, 현대해상, 대우증권, 삼성생명, 우리투자증권, 신한지주 역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신영증권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2월부터는 금융과 지주회사 업종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권한다"며 "금융 업종은 거시경제 환경 및 수급 측면에서 매력이 돋보이며 세계 시장의 금융 업종 주가 보다 상당히 할인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이솔 기자 pinetree19@ⓒ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