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새해 예산안 파동으로 여야의 극한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 한편에서는 차기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줄잡아 10명선이지만 여론의 관심은 박근혜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집중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킹보다는 킹메이커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정몽준 전 대표는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치적 활로 개척이 쉽지 않아 보인다.
◆침묵 접고 기지개 켜는 박근혜주요 정치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박 전 대표는 예산국회가 마무리되면서 대외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수년간 외부 전문가그룹과의 정기적인 세미나 등을 통해 컨텐츠 보강에 주력해온 박 전 대표는 당내외 인사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한편 새해부터는 외부강연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는 20일에는 사회보장법 전부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갖는다. 단순한 법안공청회가 아니나 대권행보의 시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날로 심각해지는 사회양극화에 한국형 복지국가를 내세운 것은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보수주자로의 기존 강점에다 진보진영의 주요 담론인 복지문제를 차기 대선의 전략적 화두로 내걸겠다는 것.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내년부터는 경제와 복지는 물론 과학기술, 교육, 외교·안보,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격적인 정책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출마 가능성 열어둔 오세훈차기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온 오 시장이 달라졌다. 오 시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도전과 관련, "솔직히 그런 여지는 열어놓고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특히 다산콜센터와 장기전세주택 등을 예로 들며 "역대 어느 시장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업적"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박 전 대표의 감세철회 기조에 대해 "한심하다"고 밝히는 등 '박근혜 대항마'로서의 이미지도 부각시켰다. 파문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진의가 왜곡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의 차기 출마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조례안에 맞서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격하게 성토하고 있다. 이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서울시의회와의 극한 갈등 속에서 시장을 사퇴하고 차기 대선으로 직행하는 정치인생 최대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광교포럼 출범..속도내는 김문수김 지사는 박 전 대표에 이어 최근 여권내 주자로는 줄곧 지지율 2위를 기록해왔다. 때로는 청와대와의 정면충돌도 마다하지 않았고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사태 등 안보정국에서는 한나라당의 지지층인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대변하는 등 여야를 통틀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선보여왔다. 특히 지난 15일 무상급식 예산을 둘러싼 경기도의회와의 갈등 속에서 400억원에 달하는 친환경급식 예산 편성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유연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김 지사는 새해 초 지지자모임인 광교포럼 출범식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발기인대회는 18일로 예정됐지만 내부 사정으로 잠정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측은 광교포럼과 관련, 지지자모임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조직이었던 안국포럼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대선전략은 물론 조직, 정책 등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교포럼에는 김문수사단으로 유명한 보좌관 출신의 차명진 의원을 주축으로 원유철, 임해규, 김용태 의원이 참석한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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