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아시아 전역이 신음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국,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이 가축전염병인 구제역에 신음하고 있다.올 초 우리나라가 8년만에 찾아온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후 지난달 말부터는 경북 안동지역으로부터 또 다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지난 5월 일본에서도 수년만에 구제역이 발생해 일본축산의 심장이라 불리던 미야자키 현을 초토화 시키는 등 '축산 강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구제역 발병 즉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근국가로의 쇠고기 수출이 중단됐고 보건과 위생에 예민한 일본사람들 답게 소고기 소비도 급감하는 등 일본 전역에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구제역은 비단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9일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올해 세계적으로 신고된 구제역은 426건이다. 지난해 138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건수가 전체의 93%에 이른다.또한 올 들어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는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 19개국, 이집트·코트디부아르·수단·가나 등 아프리카 17개국, 러시아·터키 등 유럽 2개국, 중남미 1개국(에콰도르) 등 총 39개국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FTA 등 국제교역에 따른 물적 인적자원의 이동이 활발해진 탓에 발생 빈도가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김기섭 경북대 교수는 "세계가 일일 생활권에 접어들면서 국제간 교역이라든지 해외물류 이동이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감염국의 사람, 물류, 이동 매체를 통해 구제역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경제적 피해도 막대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 들어 발생한 3번의 구제역으로 총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살처분 보상금이나 방역활동비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을 추산한 것이다. 수출제한, 관련업계 피해, 관련식품의 가격 하락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피해액수는 이보다 몇 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고급 쇠고기인 '와규' 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미야자키현은 지난 5월 발생한 구제역으로 일본의 축산을 상징하는 브랜드인 '미야자키 소'의 씨받이까지 대량으로 매몰 처분하는 등 이 지역에서만 소와 돼지 10여만 마리를 살처분 했다. 실질적인 피해액만 대략 3000억원에 이른다.미야자키현은 전국에 해마다 새끼소 4만여 마리를 공급하는 일본의 핵심적인 소 공급 기지여서 일본 축산업 전체에 엄청난 피해와 후유증을 안겼다.국토가 넓은 중국도 일년 내내 각종 가축전염병을 달고 살다보니 축산품 수출에 번번히 발목이 잡히고 있다.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기준 거리 이상 떨어진 지역의 축산물은 수출하게 해달라는 중국측 요구가 각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주요 의제가 될 정도다.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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