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세계 축구계가 깜짝 놀랐다. 정치와 경제력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골리앗을 상대로 거둔 다윗의 승리로까지 비교됐다. 카타르가 3일(한국시간) 오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로 발표되자 세계 축구계가 요동쳤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1차에서 호주, 2차 일본, 3차 한국이 차례로 탈락한 가운데 맞은 4차 결선 투표. 상대는 가장 강력한 후보 미국이었다. 정치 경제적 영향력 뿐 아니라 막강한 스폰서, 5개 후보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장할 국가라는 매킨지 보고서까지 더해져 모든 면에서 앞서나갔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은 카타르의 손을 들어줬다. 여기엔 중동 지역 최초의 개최라는 명분도 있었지만, 카타르가 갖고 있는 최대 단점을 오히려 경쟁무기로 바꿔버린 역발상 승부수가 통했던 것이 가장 컸다. 카타르는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6월의 평균 기온이 섭씨 50도를 웃도는 열사의 땅이다. 여기에다 국토가 워낙 좁아 10여개의 경기장을 지을 수 있을 지조차 의문이었다.하지만 카타르는 1일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런 단점들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집행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더운 날씨는 경기장마다 최첨단 에어컨 시설을 완비해 섭씨 27도 내외로 맞춰놓겠다고 약속했고 좁은 땅에 오밀조밀 경기장을 지으면 하루에 여러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는 묘안을 내놓았다. 집행위원들마저 무릎을 탁 칠 만한 신개념 아이디어였다. '사막 한가운데서도 월드컵이 열릴 수 있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또한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알 미스네드 왕비가 참석해 이스라엘과 화합 등 포연에 휩싸인 중동 지역의 평화를 역설하며 실리 뿐 아니라 명분까지도 챙기는 센스를 보였다.이 결과 프레젠테이션 이후 해외 도박사들도 일제히 카타르를 유치 1순위 후보로 꼽으며 기적같은 승리를 전망했고 결국 최근까지 가장 유력한 개최국으로 여겨졌던 미국을 제치고 막판 대역전극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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