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불붙은 'M&A'

6500억원 현금성 자산 튼튼헬스케어·부동산 사업 진출[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KT&G가 최근 자체 M&A전담 부서를 신설해 기업사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력사업인 담배판매를 대체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찾기위해서다. 담배판매와 함께 주력사업의 한 축을 이루던 홍삼 판매 등 건강식품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헬스(의료)분야의 사업군 인수에 나서는가 하면 리조트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도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전략기획본부에 새롭게 편입된 ‘신사업실’은 6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자산을 바탕으로 M&A사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실은 두개 팀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 중 한개 팀이 M&A사업을 주도하고 있다.하지만 KT&G가 과거 신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 혹은 투자한 기업들 모두 큰 성과없이 흐지부지되면서 신사업실의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칫 기존 사업부분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치 않고, 쌓아놓은 유동성만 믿고 기업매입에 나설 경우, 작지 않은 후유증을 않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 18일 메디슨의 최대주주인 칸서스인베스트먼트삼호사모투자자문전문회사에 메디슨 및 프로소닉 지분인수를 위한 본제안서를 제출했다. 최종입찰에는 삼성전자와 SK, KT&G, 필립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서스는 빠르면 이번주에 제안서를 낸 회사들 중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칸서스 관계자는 “현재 제안서를 낸 회사를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발표날짜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달 안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KT&G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흡연자 감소와 점유율 하락 등으로 사양의 길을 걷는 담배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사업 마련에 고심해왔다. 이를 위해 건강기능성 식품사업 분야와 바이오제약사업, 부동산사업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관장’이라는 홍삼브랜드로 유명한 자회사 한국인삼공사를 주축으로 한 홍삼류의 건강식품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바이오제약사업 분야와 부동산 쪽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바이오제약사업 진출을 위해 KT&G는 지난 2002년 셀트리온 설립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고 2003년에는 영진약품을 인수했다. 하지만 영진약품은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셀트리온의 지분은 전량 매각했다.이번 메디슨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M&A를 통한 신성장동력 사업 진출 전략이 제자리 걸음에 머물고 있기때문이다. KT&G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메디슨은 국내 유일의 초음파 진단장비 회사로 세계 최초로 3차원(3D)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하는 등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부도 후 법정과리를 거쳐 지난 2006년 칸서스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 매출액 2073억원과 영업이익 3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KT&G는 현재 신사업실을 중심으로 메디슨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신사업실은 현재 노무라증권 출신의 강동호 실장을 중심으로 두개 팀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관련업계에선 KT&G가 메디슨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경쟁 회사들의 면면이 워낙 대단한데다 인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경영진의 의지 역시 그다지 강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IB업계 한 관계자는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공기업의 색깔이 많이 남아있어 메디슨 인수에 총력전을 펼치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전은 차기 다른 매물에 대비한 공부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KT&G 관계자는 “메디슨 인수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사업실쪽에서 전담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인수 의지에 대한 사항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신사업실은 최근 현대시멘트 계열 현대성우리조트의 인수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조트를 인삼테마파크로 전환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짰지만 내부에서 조차 사업성 부족을 지적 받으면서 사실상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선 “M&A 전략에 대한 치밀한 숙고 없이 인수전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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