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LG전자 '나보다 우리…전략적 협업이 먼저다'

시장주도권 되찾으려면 밀착 협력시스템부터 구축해야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가전업계 신제품 개발은 '분초전쟁', '동전싸움'입니다. 출시가 반발짝만 늦어도, 100원만 비싸도 시장을 선도하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협업구조에서 열세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가전업계 고위 관계자) LG그룹의 주력인 전자업종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총사로 이뤄져 있다. 손발이 잘 맞으면 이 같은 수직계열화는 고객다변화 차원 및 그룹 경영안정화면에서도 '일석이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2년여간 맏형(LG전자)과 두 동생(LG디스플레이ㆍLG이노텍)의 팀워크에서 '자사수익 우선주의'의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삼성전자의 경우 "회사내 LCD와 반도체사업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LED 등과 공동 진행되는 신제품 기획에서의 유기적이고 신속한 협력체계는 삼성이 기술선도제품을 한발 앞서 출시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협업은 컨버젼스 시대에 절실한 경영덕목이다. LG전자도 신제품 개발시 필요부품 개발ㆍ조달을 위해 LG디스플레이 및 LG이노텍과 협의한다. 다만, 독립계열사인 두 회사는 개발비 및 비용투입에 따른 수익성, 타사 공급물량과의 조절 등을 모두 고려해 경영판단을 내려야 하는 만큼 전체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가 지체되는 측면이 강하다.
김운호 한화증권 리서치팀 부장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모듈 및 LCD패널 제조에 대한 예를 들었다.PDP초기시장에서 LG전자는 PDP모듈을 자사에서 생산, LG전자가 PDP에서 한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했다. 이후 LCD패널로 급격히 넘어가는 과정에서 삼성은 패널을 자사에서, LG는 LG필립스LCD에서 생산했다. 그러나 PDP를 주력으로 밀어붙인 LG전자(PDP)와 LCD를 주창한 LG필립스(LCD)의 협업ㆍ조정 난항으로 LCD주도권을 스스로 내놨다.김 부장은 "삼성전자가 LCDTV시장에서 2007년께부터 소니를 제치고 주도권을 쥔 반면 PDP에 주력한 LG전자는 북미가전시장에서 2∼3위권업체로 밀려나며 브랜드파워를 잃어갔고 이 과정에서 유로 환율문제로 결정타를 맞았다"고 분석했다.LEDTV에서도 LG전자는 난관에 부딪힌 바 있다.지난 5월 LG전자는 LED 공급부족으로 제품 출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LG이노텍은 작년 7월 최대고객인 LG전자가 부품 수급문제로 경쟁사에 밀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LG전자와 LG이노텍의 손발이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현재 LG디스플레이 TV관련 매출 가운데 LG전자의 비중은 약 50%다. LG이노텍도 매출비중 약 60%가 LG전자 몫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올 상반기에 각각 쌓아올린 1조5000억원대와 1300억원의 영업이익은 LG전자의 실적부진 지속시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는 배경이다.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구본준 LG전자 신임 부회장은 LCD에 대한 계열사간 전략적 협업 부족으로 상당한 아픔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향후 이같은 문제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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