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서민경제 회복'..출구전략으로 선회하나?(종합)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제40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서민경제도 아마 나아질 것이 분명하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거의 정상궤도에 올라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어 가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사실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표와 체감온도가 모두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물가상승 압박 등 재정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심화되기 전에 이제는 정책변화를 가져올 때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즉 이제는 선제대응을 할 때라는 것이다.우선 이 대통령의 자신감은 지표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4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이에 앞서서는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또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상승하는데 그쳐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지표상으로는 우리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 등 일부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출구전략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종화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일 해외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확장적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또 다른 경기 경착륙의 트리커(방아쇠)가 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이 노출되기 전에 출구전략에 들어갈 것을 주문했다.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현재까지 출구전략과 관련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정부 정책 책임자들에게 어떤 신호로 읽힐 지 주목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과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을 지적하며 "당분간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도 올해 1·4분기에 7.8%에 이르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관련, "지난해 1·4분기에 성장률이 마이너스 4.3%였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며 착시현상을 경계했다.이 대통령의 발언이 출구전략에 대해 정책변화가 아니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올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한달 여 동안 천안함 사태로 국민들이 슬픔과 상실감에 빠져있는 만큼 경제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국민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것이다.이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맞으며 참모들에게 "고마운 국민, 특히 어려운 서민들이 회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자"고 당부하는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주문해왔다.실제로 서민들이 실제 느끼는 경기회복 속도는 매우 느리다. 특히 냉해 등으로 신선채소가 28.9%나 오르는 등 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의 물가가 급등했고, 유가도 인하되지 않아 서민들은 사실상 경기회복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정책 기조를 당장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회복을 앞당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전했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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