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애드립'의 전락, '개드립'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애드립(ad lib)'이라는 말이 있다. 공연이나 방송 도중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해 말하는 즉흥적인 대사를 '애드립'이라고 한다. 이는 곧잘 연예인의 재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늘 '애드립'이 적절하고 재미있을 수는 없다. 즉흥적으로 내뱉는 말이다 보니 간혹 상황과 전혀 맞지 않거나 어이없는 발언이 불쑥 나오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이런 경우를 '드립'이라는 신조어로 설명한다. 어이없는 말이나 앞뒤가 맞지 않아 황당한 말은 '애드립'에서 격하된 '드립'이라는 설명이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누가 봐도 막 지어낸 것 같은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이때도 '드립'이라는 말을 쓴다. 누군가가 대화나 채팅 혹은 댓글에 난데없는 말을 한다면 '드립'이라고 일축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 '드립'이 동사로 쓰일 때는 '드립치다'라고 한다. 드립의 동사형은 댓글 등 온라인세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일삼는 정치인이나 변명에 급급한 비리공무원과 관련된 내용에 '드립친다'고 한 마디 남겨주면 '헛소리 하지마'라는 함축적인 의미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 '드립'을 하는 행위를 '드립 질'이라고도 부른다.'드립'이 정도가 심해지면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의미를 더해주는 접두어 '개'를 붙여 '개드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드립' 중에서도 '목불인견'의 '드립'이 '개드립'에 해당하겠다. '개드립'은 적절하지 못한 즉흥적인 멘트뿐만 아니라 모든 부적절한 발언을 포괄한다. 근거 없는 얘기나 지키지 못할 공약도 '개드립'이라는 비난을 들어 마땅하다. 유사한 의미를 가진 신조어로 '막장드립'이 있다. 다양한 파생어들도 온라인세상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뻥드립'. '드립질'에 '허풍'이 심하게 섞인 경우 '뻥드립'이라는 지적을 모면하기 힘들다. '저질드립'이라는 말도 온라인세상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드립'의 질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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