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환율분쟁, 국내증시 영향은?

새로운 변동성 요인 될 것..국내 중간재 수출기업에는 악영향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미국과 중국의 환율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절상 이슈가 국내증시에도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현재 위안화는 평가절하되지 않았다'며 '다른 나라가 한 나라의 환율 정책을 비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미국에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등 정면으로 대립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위안화 절상 분쟁은 국내증시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다. 위안화 절상 여부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이 울고 웃을 수 있는데다, 환율 절상 압력이 중국에만 미치지 않고 주변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 역시 이같은 이유를 들며 미국과 중국의 환율 분쟁이 새로운 변동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환율 분쟁이 심화될수록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원자바오 총리가 위안화 절상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내수 중심에서 수출 중심의 성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고, 실제로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수출품에 대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중국의 수출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기업들이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기업들의 중국향 중간재 수출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만큼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중국발 완제품 수출이 줄어들게 되면 국내 중국향 중간재 수출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면서 "이에 따라 위안화 평가 절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국내 중간재 수출기업, 대표적으로 철강이나 화학 업체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서면 국내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바 있다"면서 "중국의 수출 경제가 아직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고, 제조업체들 역시 위안화 절상을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을 갖췄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반면 위안화 절상이 꼭 악재로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중국과 경쟁 관계에 놓인 국내 수출기업들은 오히려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한국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중국의 내수가 튼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절상된다 하더라도 중국발 수출이 감소한다고 섣불리 결론짓기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 분쟁이 단순히 호재인지 악재인지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것 역시 복합적인 요인이 대거 포함돼있기 때문"이라며 "투자자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다양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이슈인 만큼 국내증시에는 피해갈 수 없는 변동성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6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16포인트(0.19%) 오른 1652.66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9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0억원, 930억원의 매도세를 기록중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000계약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베이시스 개선에 주력하고 있고, 이 덕분에 80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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