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상실한 원·달러, 열쇠는 '유럽·코스피·중국'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정체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장초반 1150원대 중반으로 상승한 채 개장한 후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부딪히면서 상승폭을 낮춘 상태다. 환율이 1150원대에서 방향성을 상실한 것은 최근 그리스 재정적자 및 출구전략 등 외환시장의 불안 재료들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방향 역시 조정장세를 면치 못하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한 템포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B>유로존 우려감에 유로매수 꺼려</B>우선 유로존 불안감의 대표 재료인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는 EC의 강력한 감축안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그런데 그리스 노조가 파업 방침을 밝히면서 유로화는 다시 힘을 잃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39달러대를 회복했다가 1.38달러대로 떨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포르투갈 재정적자 변수까지 가중될 것을 우려해 유로매수를 꺼리는 양상이다. ◆<B>답 안나오는 출구전략</B>출구전략 역시 뚜렷한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G20 국가중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출구전략의 신호탄 역할을 했던 호주도 일단 금리 인상 기조를 멈춘 상태다. 유로존 우려감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 인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중국 긴축 정책에 대한 부분도 잠잠해졌다. 중국증시는 하락하고 있지만 지준율 인상 소식 이후 뚜렷한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조재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춘절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긴축 관련 이슈를 전격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투심 방황..펀드환매 관련 달러수요도 잠잠</B>최근 원달러 환율에 톡톡히 영향을 준 코스피지수도 눈치보기 장세만 유지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며칠째 장중 상승 및 하락 반전을 거듭하면서 1600선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01포인트 하락한 1612.01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사흘째 코스피에서 순매수하고 있기는 하나 이날 376억원을 포함해도 순매수규모가 20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주식시장의 방향성 없는 투자심리는 외환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의 주된 수급 요인으로 작용했던 해외펀드 환매 관련 투신권 수요는 약 8억~10억불 정도였다. 증시 하락에 따른 주식형 해외펀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환율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펀드 관련 매수세가 1150원~1160원대에서 주로 나타났고 1160원~1170원대에서는 중공업체가 많이 팔았다"며 "전형적인 트레이딩장세가 나타나면서 조정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방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개입경계감 솔솔..과감한 숏플레이 자제</B>이처럼 거듭되는 유로 약세와 증시 조정으로 원·달러 환율도 방향성을 잃은 상태다. 환율은 지난 11일 1117.5원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일 1174.8원까지 올랐다. 한달도 채 안돼 57원 넘게 상승한 것이다. 2월들어 이같은 단기 급등에 조정분위기가 가세하면서 환율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심리적으로 위로 열어놓더라도 박스권 상단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롱스탑이 나오는데다 하단에서 저점매수도 만만치 않다. 개입 물량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1140원대 후반에서 1150원선까지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으로 추정되는 수요가 버티고 있어 이를 인식하고 있는 참가자들이 적극적인 숏플레이는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외환시장에서도 환율이 1140원대로 무너지자 장후반 5억달러 이상의 당국 매수 개입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관측됐다. 그간 주춤하던 개입 경계감이 되살아났다. ◆<B>방향성은 유럽이 관건..유로화 추이 주목</B>시장참가자들은 유럽 쪽 재료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그리스 우려가 한풀 가셨지만 연이어 악재가 불거져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나 그리스, 포르투갈 재정적자 등 유럽 쪽 움직임에 연동되면서 은행간 거래 위주로 환율이 등락하고 있다"며 "1150원선 붕괴에 대한 당국 경계감이 있어 수급은 특별히 두드러진 부분이 없어 방향성 탐색만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급락이나 중국 증시 급락 또는 중국 긴축 관련 재료가 나오지 않는 한 환율이 크게 오르지는 못할 듯하다"며 "포르투갈에 대한 우려감이 가중되면서 유로화가 재차 반락한 만큼 유로존 관련 재료를 우선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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