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차별화 뚜렷한 장세서 전체 지수에 투심 흔들릴 필요 없어
중학교 때 체육시간이 기억이 난다. 여러가지 종목을 테스트한 후 그 중에서 실력이 좋은 3가지 점수만 반영해 성적을 낸 적이 있었다. 달리기와 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줄넘기 2단 넘기 등등 6~7가지 정도의 종목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자신있는 것 3가지만 골라 연습하면 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시험방식이었다. 그 중 유난히 열심인 친구들은 3가지 성적만 반영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목의 운동을 골고루 연습을 했다. 잘 안되는 종목이 있다면 방과후에 남아서 연습하는 열정을 보였던 것이 기억난다. 물론 모든 종목을 연습하고 실력을 쌓는 것이 당연히 도움이 됐겠지만, '합리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모든 운동을 뛰어나게 골고루 잘한다면 모를까,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면 못하는 종목을 걱정하고 끌어올리려 애쓰기보다는, 잘하는 종목을 먼저 연습하는게 합리적인 방법인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틀간 8.5%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코스피 지수는 1% 상승에 그쳤다. 물론 아시아 주요증시에 비해서는 선방해낸 것이지만, 일부 종목이 강세를 보여서 지수를 끌었던 만큼 지수 자체가 갖는 의미는 크지 않다. 지금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종목의 전망이 긍정적인지, 내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도 괜찮은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지, 지수가 오르고 내리고 여부는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전날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미 증시가 하락한 근본적인 원인은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우려감이다. 오마바 대통령의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위원인 로라 타이슨 UC버클리대 교수는 2차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차 경기부양책은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이어져 국채수익률 급등 및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것이다. 일단 실제로 2차 경기부양책이 실시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인다. 실질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시장 전문가들 역시 지금 추가 경기부양책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그 효과가 경제에 반영될 때는 이미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NBC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분야에서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며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얻고 있음을 시사,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2분기 실적발표를 스타트하는 '알코아' 주가는 4.32% 급등했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알코아가 2분기에 39억3000만달러 매출에 주당 34센트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전분기에 59센트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에 비하면 적자폭이 줄어든 것이지만 그래도 그리 긍정적인 수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코아의 주가가 급등했던 것은 클라우스 클라인펠트(Klaus Kleinfeld) 최고경영자가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밝힌 게 주효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나온 실적보다는 향후 전망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추고, 그것에 반응한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설왕설래하면서 전체 지수는 급락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빛이 보인 종목들은 나홀로 강세를 지속하는 양상이 미 증시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 전망이 좋은 일부 대형주가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우리 시장 역시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논의하든 어떻든 그리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보다 중요한 건 내가 들고 있는 종목의 전망이 괜찮은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미국과 우리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마이너스 3%, 내년 2.5%로 각각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내놓은 전망치(-4.0%, 1.5%)보다 각각 1%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물론 IMF의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은 전체적인 투자심리를 다소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보유중인 개별 주식의 주가를 끌어올릴수는 없는 노릇이다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하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는 어떤 종목의 실적개선이 뚜렷한지 여부가 중점이 될 필요가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실적 전망치의 개선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섹터로는 경기민감섹터와 IT섹터, 더 세분해서 업종별로 살펴볼 경우 디스플레이, 반도체 장비, 소매ㆍ유통,화학, 은행 그리고 증권 업종 등이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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