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인의 건강한 여름나기 비결은 이것

을지대학병원 이재혁 교수 “무더위 혈당관리 신경 쓰고 발 상처 안 나게 주의해야”

이재혁 을지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여름이 본격 시작됐다. 건강한 사람도 더위에 지치기 쉬운 이 때 특히 먹거리며 발 관리며 챙길 게 많은 당뇨병환자에겐 더욱 힘든 계절이다. 당뇨환자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 위해선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재혁 을지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부터 주의해야할 점 등 당뇨인의 건강한 여름나기 비결을 들어본다. ▣ 음료수 함부로 마셔선 안 돼 무더운 날씨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게 마련이다. 땀이 많으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 탈수증이나 열사병을 일으킬 수 있다. 당뇨환자는 혈당이 높아지면서 혈액이 끈적끈적해져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더운 여름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당뇨환자에겐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빙과류나 청량음료는 좋지 않다. 몸 안에 흡수되면 바로 혈당을 높이는 ‘단순당’이 많아 한 개만 먹어도 혈당이 급속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스포츠음료도 흡수속도가 빨라 갈증을 빨리 없애주지만 캔 당 60∼80㎉의 열량이 들어있어 많이 마셔선 안 된다. 물이나 얼음에 타서 마셔야 한다. 무가당음료에도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뜻일 뿐 원료가 되는 과일자체에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들어가므로 혈당을 올리는 건 마찬가지다. 수분섭취를 위한 음료수로는 깨끗한 찬물이 가장 좋다. 칼로리나 당분이 없어 아무리 마셔도 상관없다. 냉수가 맛이 없으면 식힌 보리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또 시원한 녹차, 채소, 과일 등도 도움 된다. 하지만 토마토를 제외한 수박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은 혈당을 올릴 수 있어 많이 먹는 건 삼가야 한다. ▣ 휴가여행엔 당뇨 약 여유분까지 챙겨야 여름휴가 등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떠나기 전에 챙겨야 할 게 많다. 평소 먹던 당뇨약이나 인슐린, 주사기 등을 여유분까지 준비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태에까지 대비해야한다. 인슐린은 냉장보관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직사광선을 피하고 약 20도의 서늘한 실온에서도 한 달 정도까지 보관할 수 있다.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등산을 하거나 종일 바다나 강에서 물놀이를 할 때 예기치 않던 저혈당이 일어나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식사나 간식을 평소보다 늘이거나 인슐린이나 약의 양을 조절하는 등 저혈당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먼 거리를 갈 경우 가끔 차에서 내려 걸으면서 혈액순환을 꾀할 필요가 있다. 짧은 거리를 가더라도 사탕이나 당질이 들어있는 음료 등을 꼭 갖고 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 발에 상처나 무좀 생기지 않게 주의 해수욕장이나 계곡 등에선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 해도 발에 상처가 나기 쉽다. 당뇨병의 만성합병증으로 신경병증이 진행되면 감각이 떨어져 발의 상처를 잘 느낄 수 없다. 상처가 생기면 좀처럼 낫지 않고 합병증으로 악화돼 심할 땐 발을 잘라야 하므로 야외에선 절대 맨발로 다니지 말아야한다. 또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당뇨병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에 무좀이나 습진에 걸리기 쉽다. 당뇨병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균이 잘 번식하므로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한다. 당뇨병환자는 신경합병증으로 혈액순환과 통증을 느끼는 감각신경이 상대적으로 둔해서 발에 상처를 입어도 이를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최소한 하루 한번 자신의 발을 검사해 긁혔거나 찔린 상처, 물집 등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재혁 을지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인은 혈관에 만성적인 동맥경화증의 진행으로 혈관합병증이 생겨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므로 상처가 나도 치료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무리 더워도 발이 드러나는 샌들은 피하고 될 수 있는 대로 편한 신발과 부드러운 양말을 신도록 하며 무좀이나 다른 세균감염이 생기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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