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과학예측 '변덕 날씨'도 길들인다

몰디브

신혼여행지나 여름 피서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찾는 몰디브. 1192개의 섬으로 구성된 천혜의 자연 경관을 앞세워 관광산업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몰디브를 다음 세대는 아예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 자칫 몰디브를 통째로 삼켜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58cm 상승해 몰디브가 대부분 물에 잠길 것이라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이처럼 한 나라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당면 현안이자 골칫덩이가 아닐 수 없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량 규제, 저전력 기술 개발, 윤리적 접근 등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는 가운데 최근 '과학적 예측'을 통한 대응 필요성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 굳이 몰디브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다. 당장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해양과 주변 생태계가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기후때문에 그린란드 등의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섬이나 해안에 사는 주민뿐 아니라 가까운 도시 생활권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녹고 있는 빙하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대기중의 수증기량 증가는 태풍,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이같은 기후변화 문제를 인류의 생존과 직결한 문제로 인식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세계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문제가 단골 의제로 채택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난 100년간 지구의 기온이 평균보다 높았던 현상은 대부분 최근 10년 안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구기후시스템모델' 개발 관련 전문가들은 이처럼 심각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지구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적 예측 모델'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나사(NASAㆍ미국항공우주국 )의 빌 라우 박사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워크숍에 참석, "아시아 지역에서 대기오염 물질 분포로 인한 기후변화는 그 상관성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델링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한 기후의 다양한 변화를 조사해 모델을 구축하면 그 영향을 총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미리 예측하면 적절하고 장기적인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기후변화와 관련해 2030년까지의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2030 프로젝트'라는 사업을 통해 기후변화 예측모델을 구축하려 한다는 얘기다.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키모토 도쿄대 교수는 "향후10년 이상의 기간동안 진행될 기후변화와 관련한 주요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예측하는 것이 필수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조기 탐지할 수 있는 '지구기후시스템 모델'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원장 강정극)은 15~17일 사흘간 서울에서 '전 지구 기후 관측 및 모델링 국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국제공동관측프로그램'이 논의되기도 했다. 한국해양연구원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안을 모의 테스트할 수 있는 지구기후시스템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관측과 지구기후시스템모델의 운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한국해양연구원을 비롯해 국내 연구진들이 추진하고 있는 독자적 기후시스템모델 개발이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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