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측 “8 대 0 인용”
반대 측 “반국가세력 척결”
경찰, 갑호비상 발령…100% 동원 가능
“탄핵 인용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나왔어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만난 문경규씨(29)는 “찬성 집회에 인원이 많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탄핵 이후에는 사회경제적 약자가 더 보호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배은진씨(53)는 “박근혜 탄핵 당시 애들이 어려서 못 나왔는데 이번엔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고 싶어서 나왔다”라며 “오후엔 한남동 관저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옥현씨(57)는 “7 대 1이든 8 대 0이든 인용이 나올 것”이라며 “누구를 지지하든 표현의 자유가 지켜지는 사회를 바란다”고 했다.
헌재, 광화문, 한남동 관저 등 일대에는 이른 아침부터 인파들로 가득 찼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시민들은 긴장과 기대 속에 모여들었다. 이들 중에는 밤을 지새운 사람들도 있었다.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 세력 제압하자', '내란 세력 완전청산' 등 구호를 외쳤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Stop The Steal' 피켓을 들고 있었다.
반면 탄핵 반대 집회도 선고 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다. 광화문역 앞에서 만난 김건호씨(78)는 "6·25까지 겪고 다 살은 사람이 여기 왜 나왔겠느냐"며 "무조건 기각이다. 그래야 민주주의가 산다"고 말했다.
안국역 앞에서 만난 허모씨(75)는 "매일 오전 6시30분부터 왔고. 4 대 4나 5 대 3 기각될 것"이라며 "대통령 복귀는 당연하고, 응원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밤을 새웠다는 권준식씨(65)는 "여론 흐름상 5 대 3 기각"이라며 "헌재 판결이 나오면 한남동 가서 대통령 복귀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동 관저 앞에서 만난 박정혜씨(61)는 "비상계엄은 반국가세력 척결하기 위해 선포한 것"이라며 "탄핵은 기각돼야 맞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은 헌재 인근에서 약 10만명이 모이겠다고 신고했다.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한 자유통일당 등은 광화문 일대에서 2만7000명, 안국역 5번 출구와 1번 출구 앞에서도 6000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집회 참가자 규모나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4일 전국에 경찰력을 100% 동원할 수 있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오전 6시 기준 헌재, 광화문, 종로 일대에는 기동대 110여개 부대 7000명이 투입됐다. 한남동과 여의도에는 각각 30여개 부대 2000여명, 20여개 부대 1300여명이 배치됐다. 앞서 경찰은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동원하고, 이 중 서울 지역에만 전체의 60%가 넘는 210개 부대 약 1만4000명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일대에서도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헌재 주변 150m 이상을 차벽으로 둘러싸 시위대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진공상태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시위는 전면 금지된다. 경찰은 현재 경찰과 헌재 직원, 취재진 외 일반인들의 헌재 앞 인도 통행을 막고 있다. 취재진은 기자증과 신분증을 함께 보여줘야 통행을 허가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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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신변 보호를 위한 경호팀도 추가 배치됐고 헌재 인근 검문 검색을 강화했다. 헌재 인근에는 경찰특공대가 배치돼 청사를 보호하고, 기동대도 캡사이신과 장봉 등을 준비 중이다. 이곳 일대는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드론 비행이 제한되고 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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