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 수배자 180명 붙잡혀
한국인 74명으로 1위…중국인보다 많아
지난해 필리핀으로 도피했다가 현지에서 검거된 외국인 수배자의 41%가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중국인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매체들은 필리핀 이민국을 인용해 지난해 해외에서 필리핀으로 도피해온 외국인 도망자 18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도(128명)보다 41% 늘어난 수치다.
한국인은 이 가운데 74명으로 41%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붙잡힌 한국인 수는 전년도 39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비중도 30%에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중국인은 62명으로 한국인의 뒤를 이었다. 이어 대만인 12명, 일본인 11명, 미국인 7명, 이탈리아인 2명, 호주인 2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경제 범죄, 투자 사기, 불법 도박, 자금 세탁, 피싱 사기, 강도, 마약 거래 등 다양한 범죄로 수배된 끝에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국 관계자는 "검거된 외국인 수배자의 거의 모두가 이미 출신 국가로 추방돼 현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이민국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거듭 선언했듯이 필리핀은 모든 외국인 도망자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며 "이 나라는 외국인 범죄자의 피난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왕래가 잦으면서 치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국내 범죄자들의 주요 도피처로 이용되고 있다. 이들이 한국과 필리핀 당국의 공조로 현지에서 붙잡혀 송환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에서 횡령·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배 중인 A씨(59)와 폭행·강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B씨(47)가 각각 필리핀에서 검거돼 송환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비자 기한을 넘겨 불법 체류 중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조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범죄수익금으로 부가티 등 고급 스포츠카를 구매하는 등 호화로운 해외 도피 생활을 한 총책 C씨(36)가 검찰과 필리핀 국가수사청(NBI)의 공조로 세부에서 검거돼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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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파견해 국제공조 및 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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