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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25년만에 최저, 은행들 순익 악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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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대금리차 1998년 이후 최저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효과

예대금리차 25년만에 최저, 은행들 순익 악화 전망 대출 금리가 하락하며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4일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예금 금리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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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예대(여수신)금리차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은행 대출금리 인하 압박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은행들의 이익이 올해는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63%, 여신금리는 연 4.85%로 예대금리차는 1.22%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5월(0.44%포인트) 이후 25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는 작년 2월 1.78%포인트로 전고점을 기록한 뒤 1년째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저축성 금리가 하락하는 속도보다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 25년만에 최저, 은행들 순익 악화 전망

작년 2월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5.32%에서 올해 2월 4.85%로 0.47%포인트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저축성수신금리는 3.54%에서 3.63%로 오히려 0.0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경우 2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많이 하락한 반면 예금 금리는 크게 변동이 없어 예대금리차가 많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보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파르다. 2월 기준 대기업 대출 금리(5.11%)와 중소기업 대출 금리(4.98%)는 전월 대비 각각 0.05%포인트, 0.30%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아진 것은 2009년 7월 이후 14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 팀장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금융중개지원대출 실행에 중소기업 대출 취급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의 빠른 하락 현상은 은행이 금리 상승 시기에 예대마진으로 손쉽게 이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정부가 금리 인하 압박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15.0%) 증가해 역대 최대였다. 예대마진으로 얻은 이자수익만 60조원에 달하며 돈 잔치를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은행의 사상 최대 이익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대통령실을 비롯해 금융당국까지 은행에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한 결과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이자가 빠르게 내려갔다는 평가다.


정부의 압박과 함께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도 금리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담대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5년물 은행채AAA 금리는 작년 10월 4.810%로 연중 고점을 찍은 후 지난 2월 말 기준 3.914%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대출금리가 많이 내려왔다.


예대금리차가 줄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졌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약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가량 빠질 전망이다.



이자 이익 감소와 함께 은행들이 1분기부터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대한 배상까지 나서야 해서 이익감소 규모가 더 커졌다는 진단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4대 은행의 배상 규모는 총 1조4000억~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은행들은 당장 1분기부터 이를 충당부채로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ELS 자율배상 관련 손실이 은행들의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 전체 1분기 추정 순이익이 전년 대비 16.2%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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