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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반려(伴侶)'의 의미와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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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자보다 반려동물·식물 선호하는 시대
펫푸드·호텔·장례서비스까지 관련 산업도 확장

[시니어트렌드]'반려(伴侶)'의 의미와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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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伴侶)'는 국어사전에 따르면, 짝이 되는 동무이다. 최근 애인이나 배우자보다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이 더 좋다고들 한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책에 따르면, 향후 반려를 대표하는 4가지 대상의 관심 순위는 ‘반려동물 > 반려식물 > 반려로봇 > 반려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사랑한다면 관심을 갖게 되고, 돈을 쓰는데 그 대상이 누구인지 살펴보면 중심축이 이동 중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일이다. 60대 막내 이모 댁 반려견들이 번갈아 아팠다. 언제나 귀여운 외양과는 달리 어느덧 10살을 훌쩍 넘긴 노견이 되었다. 가족들이 귀가하면 여전히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고 뛰어다니던 습관을 갖고 있고, 평소와 다를 바 없었는데 골절 부상을 입었다. 관절이 약하다는 포메라니안 종이긴 하다. 매일 1시간 이상 달리듯 산책을 하여 나름 튼튼한 녀석들이지만, 세월을 비껴가진 못했다. 우리 외갓집은 아파도 웬만한 것은 참는다. 병원을 오가며 더 병을 키우는 경우들을 봤다는 논리다. 이때 반려동물은 예외였다. 부리나케 의사를 찾아갔다.


‘TV동물농장’은 SBS의 장수 프로그램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었고, 고양이, 강아지, 파충류 등 그 종류와 사연도 다채롭다. 반려동물이 ‘부부 사이 대화 매개체’가 되거나 시니어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시니어가 ‘돌볼 대상인 반려’들을 위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기 때문에 간병비까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다만, 시니어들은 반려동물과의 이별 후 상실감이나 혼자 남겨질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 반려동물 연관 산업이 뜬다는 이야기는 매번 나온다. 펫푸드, 호텔, 미용실부터 장례서비스까지 있다. 이 중 반려견 간식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산책을 돕는 도그워커도 노인일자리사업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동물매개 치유사’를 4차 산업혁명 유망직업으로 선정했는데, 시니어들의 일자리 관심 목록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경기도 성남시니어클럽은 반려동물 카페 ‘공감&펫’을 열고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반려식물’도 인기다. 단순히 꽃, 나무 등을 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을 담아 자라나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공부한다. 화초나 나무를 화분에 심어 줄기나 가지를 보기 좋게 가꾸는 ‘분재(盆栽)’는 오랫동안 시니어의 취미 중 하나였다. 분재원을 다니며 관련 정보를 얻던 아날로그 방식이 유튜브를 통해 단숨에 초보부터 고수의 정보까지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 저변이 넓어졌다. 야생화와 정원수, 정원문화와 관리법까지 범위도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평생학습 과정의 일환으로 대학교에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정원문화산업전공’ 과정이 개설되는가 하면, 정부나 민간에서 운영하는 원예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65세 이상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 어르신들에게 미니 정원같은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하고 있다. 시니어들은 반려식물을 키우며 우울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한다. ‘반려나무 사진작가’로 활약하거나 ‘숲 해설가’나 ‘정원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치매 예방을 위한 반려식물 컬러링북이 있는가 하면, 시니어들의 사진 동호회에서 가장 좋아하는 촬영 대상 중 꽃과 나무는 단연코 선두주자다.


‘반려로봇’도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지자체 보급사업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강남대학교 미래복지융합연구소와 실버산업연구소가 주관한 ‘노인과 로봇’이란 스마트 에이징 세미나에 참여했다. ‘알약 드시고 체조하세요’와 같은 시니어의 말벗, 정서적 지원 기능부터 인지 건강 확인 후 가족이나 의료기관과 연계하는 돌봄 기능을 갖춘 로봇 사례들은 물론이고, 걷기 보조나 목욕 지원과 같은 신체적 기능 지원 로봇 사례도 있었다. 아직 취약계층은 비싼 가격 탓에 돌봄 로봇 접근이 어렵고, 부유층은 돈을 더 쓰더라도 로봇보다는 사람이 돌보는 것을 선호하여 소비자가 턱없이 부족한 시장이다. 그런데도 다양한 로봇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물개나 강아지 같은 ‘펫로봇’이나 ‘효돌’처럼 아이 모양을 한 로봇은 어르신들이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하고, 요양원으로 입소해야 할 때 챙겨가기도 한다고.


우리는 누구나 혼자가 된다. 부부라도 수명이 다르고, 빠른 사회 변화 속에 가족이 담당하던 정서 돌봄 기능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롭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유망한 비즈니스다. ‘사람’의 위상이 떨어졌을 뿐, 반려동물과 반려식물, 반려로봇 시장은 장기적인 시니어트렌드일 것 같다. 따스함을 나누고 부대낌을 함께하는 정서 공감은 언제나 필요할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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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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