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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가 본 '서울의 봄'…싱크로율 가장 높은 인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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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김재원, 영화와 실제 과거 분석
"이태신 명대사, 도청 녹취록 실제 대사"
"12·12 핵심은 군대 내 권력 다툼"

12·12 군사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8일 만에 관객 수 300만 고지를 바라보면서 한국 민주주의 역사와 실제 인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역사학자인 김재원 작가는 지난달 30일 실제 인물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영화 속 등장인물로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황정민 분)을 꼽았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모티프로 삼은 전두광은 영화 개봉 전 티저 영상이 나올 때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였다. 전 전 대통령 트레이드 마크인 대머리 분장을 한 황정민이 그의 말투까지 그대로 묘사해내며 사실감을 더하면서다.


김 작가는 이날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싱크로율은 전두광이 가장 높았다"며 "나머지 분들은 좀 안 맞다. 노태건 역할을 하셨던 배우(박해준)도 너무 잘생기셨다"고 평했다. 노태건은 노태우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만들어졌다.


역사학자가 본 '서울의 봄'…싱크로율 가장 높은 인물은 영화 '서울의 봄'에 등장하는 군사쿠데타 주동자 전두광(황정민 분)과 노태건(박해준 분) 등 하나회 무리. [이미지출처=영화 '서울의 봄' 공식 예고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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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 역시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되긴 했지만 실제 인물인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모습이 반영돼 만들어졌다. 이태신은 쿠데타를 진압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인물이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2005년 방영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는 배우 김기현이 장태완 사령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태신이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 측에 "마, 너거한테 선전포고다 인마! 난 죽기로 결심한 놈이야"라고 일갈하는 장면도 실제 남아있는 육성 테이프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당시 수경사 내부 통화가 보안사에 의해 감청되고 있었기 때문에 육성 테이프가 남아있다.


김 작가는 "제5공화국이라는 드라마는 실제 5공화국 사람들이 자문해줬을 정도로 고증에 철저했다"며 "12·12 쿠데타와 관련해서는 재판과 청문회가 있었고, 당시 통화 내용은 다 도청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공개된 내용이다. 허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화 제목인 '서울의 봄'은 실제 의미와 다르다는 것이 김 작가의 설명이다. 영화는 쿠데타가 발생한 1979년 12월12일의 밤을 배경으로 했지만, 원래 '서울의 봄'은 1979년 10·26 사태 이후부터 다음 해 5월17일까지 대한민국에 민주화 열망이 가득했던 시기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에서 유래했다.


김 작가는 "역사학자로서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서울의 봄'이라는 표현이 영화에서 묘사한 그 날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10·26 사태 이후 민주화를 향한 시민들과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을 의미하는 역사용어라는 점"이라며 "12·12는 군인들 간의 권력 다툼을 다루는 영화에 '서울의 봄'을 꼭 써야 했는지 아쉽다"고 개인적인 평가를 남겼다.


역사학자가 본 '서울의 봄'…싱크로율 가장 높은 인물은 지난 26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내걸린 '서울의 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영화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하나회 역시 현대사에 실존했던 육군 내 비밀 사조직이다.


김 작가는 "하나회라고 하는 조직은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중심으로 먼저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인데 원래는 오성회라고 불렸다"며 "국가와 우리는 하나다 이런 느낌으로 하나회라고 하는데, 그 하나회의 주축이었던 사람들이 박정희 정권 당시에 군내 핵심 세력들로 성장을 하게 되면서 12·12 군사쿠데타 이후에 더욱 급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군부가 워낙 절대 악처럼 그려지다 보니까, 물론 절대 악이 맞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신군부 이전은 유신이라는 것"이라며 "유신이 나쁘냐, 신군부가 나쁘냐를 따지는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좀 저는 씁쓸하다. 12·12 군사 쿠데타의 핵심적인 내막은 군대 내 권력 다툼"이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그해 12월12일의 밤은 전두환과 하나회, 그리고 그 하나회에 끼고 싶어했던 군인들의 욕망이 펼쳐졌던 역사의 첫 장"이라며 "우리는 역사적으로 결과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이 5공화국 성립 과정으로만 비치는데 이 시기는 서울의 봄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와 기회가 열려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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