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아기 폐로 들어가 질식사
'전문성' 부족한 보모 논란 커져
중국의 한 부부가 고용한 전문 보모가 출근 첫날 실수로 아기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지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본토에서 벌어진 아기 질식사 사고를 집중 조명했다. 이 사고는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영상을 통해 온라인상에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중국 중부 산시성 시안 출신의 한 부부는 현지 가사 서비스 기업인 '티엔에다오지'를 통해 전문 보모를 고용했다. 이 보모는 월급 1만2000위안(약 228만원)을 받기로 했다. 또 이 보모는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된 어머니와 신생아를 위해 전문적인 산후 관리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 국영 매체 'CCTV' 자료를 보면, 중국 내 대도시에서 보모는 일반적으로 1만2800위안(약 243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 경력에 따라 월급은 2만위안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또 중국에선 어머니가 아이를 낳은 뒤 100일가량 휴식을 취하는 관습이 있는데, 이때 보모가 대신 신생아를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제는 이 부부가 고용한 보모의 전문성이 심각하게 부족했다는 데 있다. 부부는 보모의 출근 첫날부터 전문성 부족을 금세 눈치챘다고 한다. 결국 반나절이 채 안 돼 사고가 터졌다. 그날 저녁 아빠가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려던 중, 아기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당황한 부부는 곧장 아기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는 아기를 진찰한 뒤 "아기가 이미 상당량의 우유를 폐로 흡입한 상태"였다며 "살리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놨다. 실제 경찰이 아기 시신을 부검한 결과, 우유가 폐를 막으면서 발생한 질식이 사망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부부는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 문제를 민간 소송으로 간주해 별도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부부는 보모가 소속된 회사에 보상을 요구하려 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 이미 책임의 10~20%만 지는 보험에 가입된 탓이다.
사건을 접한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한 누리꾼은 "임신 8개월째인 어머니로서 이런 이야기를 읽는 건 가슴 아픈 일"이라며 "모친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산후 관리도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직군이 되어야 한다"며 "이 직업은 수요도 높고 현재 급여도 높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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