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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앤칩스]'반도체 풍향계' 美 마이크론의 어닝쇼크…메모리 투자·고용 전부 줄인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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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업계 실적 선행 지표 '마이크론'
실적 내리막에 감산과 투자 축소
마이크론 CEO, 추가 대응책 가능 발언도

삼성전자는 업계 감산 흐름과 반대 행보
"고강도 감산 없이 투자 심리 회복 어려워"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피스앤칩스]'반도체 풍향계' 美 마이크론의 어닝쇼크…메모리 투자·고용 전부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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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지난주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은 주요 이슈를 꼽자면 바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실적 발표였을 겁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실적 선행 지표라 불리는 마이크론이 어닝 쇼크를 기록한 데다 감원 카드까지 내밀며 역대급 한파인 반도체 업계의 위기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죠.


마이크론은 미국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입니다. 반도체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로 나뉘는데요, D램과 낸드플래시가 주축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마이크론은 세계 D램 시장 3위, 낸드플래시 시장 5위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자입니다. 특히 3강 체제인 세계 D램 시장에선 삼성전자(1위)와 SK하이닉스(2위)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매년 9월 회계연도를 시작하다 보니 다른 메모리 사업자보다 한 달 정도 실적 발표가 빠른 편입니다. 마이크론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은 회계연도 2023년 1분기(올해 9~11월)에 속했는데요, 해당 분기 매출액은 40억8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6.86%나 줄었습니다. 41억달러대 매출 전망치가 나왔던 상황에서 어닝 쇼크를 기록한 거죠. 설상가상 2억900만달러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까지 맞았습니다.


[피스앤칩스]'반도체 풍향계' 美 마이크론의 어닝쇼크…메모리 투자·고용 전부 줄인다 마이크론의 일반회계(GAAP)와 비일반회계(Non-GAAP) 기준 분기별 세부 실적표. 국내 4분기에 해당하는 2023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이 과거 실적보다 많이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출처=마이크론 IR 홈페이지

PC·모바일·서버까지…믿을 구석 없는 메모리 시장

마이크론의 실적 악화는 반도체 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한파와 연관이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영향으로 PC, 모바일뿐 아니라 서버까지 전방위적인 수요 감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다 보니 반도체 재고가 급증하면서 가격 하락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등 메모리 업계 전반에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하다 보니 수요보다 공급이 선행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예상만큼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 만들어둔 제품의 재고가 쌓이기에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죠. 이미 올해 3분기부턴 이같은 영향으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사업자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했답니다.


[피스앤칩스]'반도체 풍향계' 美 마이크론의 어닝쇼크…메모리 투자·고용 전부 줄인다

마이크론, 추가 대응책 마련 가능성도 열어놨다

반도체 업계에선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만큼 향후 계획에도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마이크론이 역대급 반도체 한파에 대응하고자 허리띠를 꽉 졸라맨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론은 내년 인력의 10%를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자사주 매입과 보너스 지급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죠. 이전 실적 발표에선 내년 공장 가동률을 5%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내후년까지 투자도 줄입니다. 마이크론은 2022년 회계연도에 120억달러를 투자했는데요, 2023년 회계연도에선 기존 계획치(80억달러)보다 낮은 70억~75억달러의 CAPEX(자본지출) 집행을 예고했습니다. 2024년 회계연도에도 상당(significantly) 비중의 CAPEX를 낮추겠다고 예고했죠.


특히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업황 부진으로) 공격적인 조치를 했지만 추가 변화도 준비돼 있다"며 "공급을 통제하고 비용을 관리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행사할 유연성을 갖췄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추가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마이크론뿐 아니라 다른 메모리 사업자도 감산과 투자 축소 등의 대응책을 더 내놓을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는 발언이기도 합니다.


[피스앤칩스]'반도체 풍향계' 美 마이크론의 어닝쇼크…메모리 투자·고용 전부 줄인다 올해 3분기 세계 D램 시장 사업자별 매출액과 점유율표. 시장 전 사업자의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많이 줄었다. / 출처=트렌드포스(시장조사업체)

감산 없는 삼성…"단기 투자 심리 회복 어려워"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대급 한파인 시장 상황에 맞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입니다. 경영 전반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면서 연말 성과급과 임원 예산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이미 감산과 CAPEX 축소 계획을 내놓기도 했답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 없이 간다는 입장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1위 사업자인 만큼 원가 경쟁력 등 경쟁사 대비 우월한 체격을 무기로 한파를 견디겠다고 밝힌 거죠. 재고가 소진하고 시장이 반등하는 시점에선 감산하지 않은 사업자의 시장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임을 내다본 겁니다.



업계에선 메모리 사업자가 모두 감산하지 않을 경우 시장 수급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업황 반전 시점을 앞당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관련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계의 강도 높은 공급 조절 동참이 절실하나 삼성전자는 의도적인 공급량 축소는 없을 것이라 일축한 바 있어 단기 투자 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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