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들이 올해 시중은행들의 전유물이었던 기업대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영역 확장에 나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이달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첫 출시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해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을 내놓는다. 보증서, 부동산 등 담보대출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소상공인 대출 시장에서 신용대출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최저금리는 연 3%대 초·중반, 한도는 1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시장에 연내 진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계대출로 구성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앞두고 있다. 공식 출시에 앞서 테스트 작업에 한창이다. 카카오뱅크가 준비하는 주담대는 100% 비대면 방식이다.
케이뱅크도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 등을 통해 여신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화된 신용평가모형 구축을 통해 중저신용대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케이뱅크는 외형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올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잡아야 한다"고 직원들을 향해 강조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규제 정책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인터넷은행에 대해 3년 유예기간을 거쳐 일반은행과 동일한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 규제를 적용하고 기업 대출 심사 등에 필요한 현장 실사와 기업인 대면 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가계대출만 취급하던 인터넷은행들도 기업 대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숨통이 트인 것이다.
게다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1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개인사업자 포함)은 559조7387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2601억원, 1년 전보다 58조5997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301조406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854억원, 전년 대비 28조9232억원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으로서도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고, 당국의 미션인 중금리·중신용 대출 비중 확대까지 가능해 일거양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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