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에서 '소설 쓰는 비구니'로 알려진 승려작가 세토우치 자쿠초 스님이 9일 심부전으로 교토 시내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도쿄여자대학 재학 시절 결혼한 남편 사이에 딸을 두었고, 남편이 가르치던 제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한다. 이후 미타니 하루미(三谷晴美)라는 펜네임으로 여성소설을 투고, 입선하게 된다.
1956년 첫번째 작품으로 '아픈 구두'를 발표, 1957년 여대생·곡애령으로 일본에서 권위있는 신초동인지상을 수상한다. 수상작 중 '가신'은 포르노소설이라고 비판받아 비평가들로부터 '자궁작가'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출가를 꿈꾸던 그는 1973년 이와테(岩手)현의 주손지에서 수계(受戒)해 천태종 비구니가 됐다.
1998년 펴낸 '적청반야심경'은 한 해에 43만부가 팔리는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일본의 대표적 고전문학으로 꼽히는 '겐지이야기'를 현대 일본어로 번역한 10권을 완성해 이른바 '겐지' 붐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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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반핵을 주장하며 사회 활동가로의 면모도 보였다. 그는 아베신조 전 일본총리 집권기인 2015년 안전보장 관련법의 제·개정 반대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인터뷰에서는 "탈원전 운동에 남은 생애를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심포지엄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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