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미국 등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된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정도 약효가 강한 치료제 후보 물질이 발견됐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3000여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항바이러스성 효능을 나타내는 약물을 찾기 위한 세포 실험을 진행해 나파모스타트가 가장 강력한 효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렘데시비르보다600배 효능
연구소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인간의 폐 세포(Calu-3)를 활용해 실험한 결과, 나파모스타트가 렘데시비르 대비 약 600배 가량 높은 효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혈액 항응고제나 급성 췌장염 치료제의 성분으로 잘 알려진 성분이다. 특히 이 물질은 한국과 일본에서 10년 넘게 사용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데 있어 제도적 걸림돌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코로나19가 세포에 진입할 때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성화 하는 과정에서 TMPRSS2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한다는 최근 독일의 연구 결과를 통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특허를 지난달 20일 출원하기도 했다.
국내외 임상 진행 중
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10개 병원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도 임상에 들어간 상태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보다 세포수준에서 수백 배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종식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파모스타트는 원래 항응고제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혈전 등의 폐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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