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핸섬', '캠핑', '절취선'… 교과서 속 외국어 표현 수정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초

정책연구 통해 1차 1341개 선정… 초등 3·4학년 대상 322개로 추려내
"외래어·한자어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외국어도 대상"

'핸섬', '캠핑', '절취선'… 교과서 속 외국어 표현 수정한다 초등학교 3학년 도덕 교과서 30쪽에서 '나이프'가 사용되고 있다.(출처='교과서 어휘의 우리말 순화 연구' 정책연구)
AD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초등학교 교과서 속 외국어 표현이 우리말로 바뀐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이 사용할 교과서의 외국어·한자어 등 표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322개 순화대상 단어 목록이 선정됐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6~12월 간 고려대 산학연구단에 '교과서 어휘의 우리말 순화 연구' 정책연구를 의뢰했다. 정책 연구를 통해 선정된 정책연구진은 "외래어와 한자어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외국어도 순화대상어"라며 "토박이말이라도 일반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더 쉬운 말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업과 교과서 등 교육 내용의 지침 역할을 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올해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초등학교 3~4학년, 2019학년도에는 초등학교 5~6학년이 새 교과서를 사용한다. 현재 교과서에는 외국어를 그대로 옮긴 표현이 적지 않은 만큼 이를 최대한 순화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3학년 도덕 교과서 30쪽에 등장하는 '나이프'를 '칼'이나 '주걱 칼' 등의 우리말로 순화하는 식이다.


정책연구진은 국어에서 '칼'이 물건을 베거나 썰거나 깎는 데 쓰는 도구이기 때문에 잼을 바르는 용도를 나타내는 '나이프'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칼'을 써도 이야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며, '칼'이 부적합할 경우 '주걱 칼'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 밖에도 ▲'캠핑'→'야영' ▲'핸섬하다'→'잘생겼다' ▲'게스트'→'손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밸런스'→'균형' ▲'캠프파이어'→'모닥불 놀이' ▲'헬멧'→'안전모' 등으로 순화될 전망이다.

'핸섬', '캠핑', '절취선'… 교과서 속 외국어 표현 수정한다 초등학교 3학년 과학교과서 142쪽에 '인하여'와 같은 일본식 표현이 사용된 모습(출처='교과서 어휘의 우리말 순화 연구' 정책연구)


일본식 표현도 다듬는다. 예를 들어 5학년 도덕 교과서 154쪽의 종이를 자르는 설명에서 등장하는 '절취선(切取線)'은 일본어 표현이기 때문에 '자르는 선'이나 '자름선'으로 반드시 고칠 것을 지적했다. 그 밖에도 ▲'매장'→'가게' ▲'지불하다'→'치르다' ▲'사료'→'먹이' 등이 순화 대상 목록에 포함됐다.


다만 한자 단어 위주인 전문용어 등 '학습용어'는 단계적 검토를 거쳐 순화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사태방지 공사를 뜻하는 사방공사를 '모래막이 공사'로 바꾸는 식의 무조건적인 우리말 순화는 현실에 맞지 않지 않고 순화 과정에서 뜻이 변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선정된 순화 대상어는 총 1341개다. 교육부는 전문가의 2차 검토를 거쳐 322개로 추려냈다. 이후 세부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