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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온상' 거래소, 정권 바뀌어도 또?…노조 "추천위 총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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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공모 과정이 점입가경이다. 느닷없이 추가 공모를 하더니 아니나다를까 기존 유력 후보자가 돌연 지원을 철회했다. 더 유력한 후보가 추가 지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보가 원치 않으면 지원 사실을 비공개하므로 갖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심사 과정은 형식일 뿐 ‘윗선의 낙점’이 관건인 양상으로 비쳐진다. 박근혜 정부 때 ‘낙하산’의 온상이었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노조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의 총사퇴를 요구한다.

거래소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이사장 지원 의사를 철회했다고 27일 밝혔다. ‘일신상의 사유’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13일 거래소가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하겠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김 전 원장이 “더 이상 유력하지 않게 됐다”는 관측을 했다. 그럼에도 김 전 원장은 완주 의사를 밝혔으나 추가 공모 기간이 끝나자 곧바로 번복한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일했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추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게 주된 배경으로 추정된다. 이사후보추천위의 심사와 별개로 ‘물밑’에서 유력자 경쟁이 빚어진 격이다.

두 사람 모두 재정경제부 출신이다. 정치적으로 해석하자면, 김 전 원장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으나, 선거판에 참여했던 김 전 청장이 유리할 수 있다.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지역의 민심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원장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력이 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부산 지역의 여론은 곱지 않다.


거래소는 ‘낙하산’ 논란으로 얼룩진 곳이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낸 이은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임명되자 노조가 “60년 증권시장을 부당 거래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그로부터 석달 후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올 때도 같은 논란을 빚었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지원 사실을 숨기는 인사는 사회적 검증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고 지배구조 투명화라는 목표와도 맞지 않다”면서 “유력 후보가 있다는데 공개는 되지 않아 의혹만 증폭되고 절차는 공정해지지 않았다. 이사후보추천위 위원들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새로운 판을 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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