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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임시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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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임시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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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처음으로 지정한 임시공휴일은 1962년 4월19일이었다. 1961년 5월16일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쥔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4·19 혁명정신'을 계승한다는 명분이 필요했다. 이어 같은해 5월16일은 '5·16 혁명기념일'이라는 이름의 임시공휴일이 됐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1969년 7월21일, 서울올림픽 개막일인 1988년 9월17일, 한·일 월드컵 폐막 다음날인 2002년 7월1일,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 8월14일 등 국민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들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임시공휴일 중에는 선거, 국장(國葬) 등 나라의 큰 일이 있을 때가 많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국장일인 1974년 8월19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장일인 1979년 11월3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 5월9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10월2일 임시공휴일은 60번째다. 2009년 6월 선거일을 일반 공휴일로 바꾸기 전까지는 전국 단위 선거일이 모두 임시공휴일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를 위한 임시공휴일만 38일에 달했다.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 덕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10일 연휴'가 만들어졌다. 이번 같은 황금연휴는 8년 뒤에나 다시 찾아온다. 2025년 10월3일 개천절(금요일)을 시작으로 추석연휴와 9일 한글날(목요일)까지 7일간의 연휴가 있다. 다음날인 10월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주말까지 '10일 연휴'가 완성된다. 2028년 10월2일(월요일)부터 추석연휴가 있고, 개천절과 겹친 데 따른 대체공휴일이 생겨 6일(금요일)만 임시공휴일로 정하면 10월9일 한글날(월요일)까지 열흘을 쉴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확정한 뒤 국무위원들에게 "국민께선 모처럼 휴식과 위안의 시간이 되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경제연구기관들은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여행업계도 오랜만에 기대감에 차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해외여행은커녕 명절에도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10일 연휴'는 고통스런 시간일 수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은 각 분야의 상처받으신 분들, 고통 받으시는 분들, 약자들을 살피는 연휴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복지시설 가서 사진 찍는 행사가 아닌 진정한 위로가 될 방법을 고민할 때다.




조영주 경제부 차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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