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지난 수년간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던 '스마트홈'이 인공지능(AI)를 만나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예전 스마트홈의 개념이 소비자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TV, 가전기기를 조작하는데 그쳤다면 AI는 소비자들도 모르는새 소비자들이 원하는 집안일을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모바일 업체들은 스마트폰속에 AI를 활용한 개인비서를 집어 넣었다면 가전 업체들은 가전기기가 똑똑한 수준을 넘어 스스로 일하는 쪽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 트렌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국제 가전 전시회(IFA) 2017'의 올해 키워드는 'AI'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규모 가전 전시회인IFA 2017가 개막한다.
IFA는 CES, 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ㆍIT 전시회로 꼽히는 행사다. 올해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1600여개 기업과 관련 단체가 참가한다.
이번 전시회 키워드는 최근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AI와 만나 진화한 스마트홈'이다. 전시회 기조연설도 AI와 관련된 주제ㆍ회사로 구성됐다. 피터 노타 필립스 CEO, 피터 한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제임스 박 핏빗(fitbit) CEO, 리차드 유 화웨이 CEO 등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을 주제로 기조연설한다.
이들 기업들은 서로 분야는 다르지만 최근 AI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홈의 미래는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가전기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AI를 통한 가전기기간 소통하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홈을 대거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모든 가전제품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하고 가전끼리 소통하는 스마트홈을 시연할 예정이다.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한 웨어러블기기인 기어스포츠ㆍ기어핏2프로 등을 공개한다.
소비자 입장서는 어떤 기기를 통해서도 AI에 명령을 내릴 수 있고 AI는 소비자의 추상적인 명령을 이해해 가전기기들을 조작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LG전자 역시 로봇기술,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대폭 늘어난 중국 참가 업체들은 아직 초기 단계의 스마트홈 기기에 그치고 있지만 쫓아오는 속도가 빠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부터 존재해 업계 전반이 사용하고 있지만 수준 차이는 상당하다"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었던 포인트"라고 말했다.
IFA에는 프리미엄 수요가 많은 유럽에서 열리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회사들이 주로 참가해왔다. 하지만 올해 IFA에 참가하는 중국 업체는 절반 수준인 40%(650개사)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중국 469개사가 IFA에 참가했다. 전세계 가전기술을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이 39개, 미국도 66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올해 새로 마련된 전시 공간인 'IFA 넥스트'에는 AI 관련 스타트업, 연구기관, 대학 등이 부스를 마련한다. 행사 기간 동안 IoT, 웨어러블, 스마트홈, 가상현실, 디지헬스등을 주제로 한 행사도 매일 진행된다. 전세계 20개국에서 참가한 160여개 스타트업은 로보틱스, VR, 3D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혁신 기술을 뽐낼 예정이다.
베를린=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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