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국내 생리대 기피하기 시작한 소비자들…해외직구는 안전할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7초

국내 생리대 기피하기 시작한 소비자들…해외직구는 안전할까? ▲서울의 한 드럭스토어에서 면 생리대가 모두 팔려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제공=아시아경제)
AD


릴리안 생리대를 비롯한 생리용품의 유해성 논란이 커지면서 외국산 생리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여성환경연대가 김만구 강원대 교수에게 조사를 의뢰한 결과, 국내 생리대 10개 제품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는 발표에 따른 여파다.

VOCs는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탄화수소화합물을 일컫는 말로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등을 통칭한다. 이는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생리대 품질검사 기준에서 VOCs는 폼알데하이드 정도만 포함돼 있다.


생리대 부작용 파문이 일자 여성 소비자들은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5일 해외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건강식품 전문쇼핑몰 ‘비타트라’의 생리용품 해외직구 건수를 집계한 결과 최근 일주일(18~24일)간 주문 물량이 전주(11~17일) 대비 6.6배나 늘었다.

하지만 해외 제품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VOCs 관리기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미국은 생리대를 의료기기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각각 생활용품과 의약부외품으로 관리한다. 그나마 의료기기로 관리하는 미국에서도 한 여성환경단체가 자국 내 유통 생리대 유해물질을 분석한 결과 스티렌, 톨루엔, 클로로포름 등 VOCs가 다수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리대 기피하기 시작한 소비자들…해외직구는 안전할까? WVE(Women's voices for the earth)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생리용품 유해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체내에 삽입하는 생리대 ‘탐폰’으로 인한 ‘독성쇼크신드롬(TSS)’이 발단이 됐다. TSS는 황색포도상구균이 피부의 창상·화상·수술 부위 등을 통해 침입해 증식하면서 혈액을 감염시키고 독소가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생리대나 탐폰 등 생리용품을 의료기기로 분류해 관리한다. 따라서 의약품엔 필수인 ‘전 성분 표시’ 의무가 생리용품엔 없다.


이에 여성단체들은 생리용품 성분 정보를 공개하라는 ‘생리용품 알 권리 운동’을 벌였고 관련 법안까지 제출됐다. 해당 법안은 1997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모두 10차례 의회에 제출됐지만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다.


한편 2014년 미국 여성환경단체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VE)’는 P&G사의 생리대 ‘올웨이즈’ 제품 4종에 든 성분을 분석한 결과, 스타이렌,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등 VOCs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스타이렌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등은 발암성 화학물질로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리대 기피하기 시작한 소비자들…해외직구는 안전할까? ‘6000만 소비자들’ 2016년 3월호



유럽에서 생리대 유해성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프랑스 월간지 ‘6000만 소비자들’이다. 이 잡지는 작년 2월 생리용품 11종을 자체 검사해 이중 5종에서 다이옥신과 살충제 등의 유해물질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프랑스 정부는 시중에 판매되는 생리용품 27종에 대한 성분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모두 20종에서 프탈레이트나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그러나 당국은 “유해물질이 극히 소량 검출돼 심각하거나 즉각적인 위험은 없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또 이탈리아의 생리용품 제조업체인 콜만(Corman)사는 자체 성분분석 결과 유기농 순면 팬티라이너 제품에서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발견돼 3100상자를 전량 회수하기도 했다.


한편 식약처는 최근 3년간 국내에서 생산됐거나 수입된 생리대 제품 전체를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은 모두 56개 회사 896개 품목인데 이중 수입품은 225개에 달한다.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연구가 진행 중인 유해물질 104종 중 우선 위해도가 높은 VOCs 10종을 중심으로 검출 여부와 검출량을 우선 조사해 9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