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초보' 부처에 '초짜' 후보

'창조설 지지·동성애 반대' 논란 해명 없이 지명소감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초보' 부처에 '초짜'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이메일을 통해 지명 소감을 밝히자 이런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항의 마지막 승선자인 중소벤처부(중기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원론적 차원의 입장 표명이다.

또 그간 살아온 삶과 인생 경험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박 후보자는 "약국, 중국집, 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며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됐고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를 못 간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주위의 도움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고 LG전자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었는데 '함께'하는 '상생'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과 모범생' 출신인 만큼 벤처업 육성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서 과학기술 분야의 폭넓은 이해와 경험을 갖췄고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또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로 활동하면서 기술사업화, 학내창업 등 벤처생태계 현장 경험을 두루 겸비했다. 포스텍 기술지주㈜는 자회사 설립, 대학 보유기술 이전 등 기술사업화로 얻은 수익을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하지만 지명 이후 불거진 '창조설 지지ㆍ동성애 반대'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박 후보자는 한국창조과학회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후보자 지명 후 탈퇴했다. 이 학회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신이 지구 생명을 창조했다는 창조설을 연구하는 단체다.

또 박 후보자는 기독교 단체가 주도한 '동성애 합법화 반대 서명'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가 지난 10일 '동성애ㆍ동성결혼 개헌반대 전국교수연합' 명의로 낸 동성결혼ㆍ동성애 합법화 반대 성명서에 박 후보자의 이름이 다른 대학 교수 2000여명과 함께 올려져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박 후보자 개인의 삶과 성공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논란이 되는 대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이 있어야 하는 시점인데도 안이한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설된 중기부와 초대 장관 후보자 모두 '소통' 능력에서 부족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창조설 지지ㆍ동성애 반대 논란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중기부 출입기자단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 장관 후보자가 자연스럽게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