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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채권시장 자금유출, 연준 보유자산 축소와 연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7초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이머징 채권시장에서 나타난 자금 유출은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합의가 결부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김수연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 모멘텀 둔화 가능성으로 연준이 6월 이후 신중한 기준금리 인상 태도를 보이고 달러화가 이전보다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머징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이유는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합의가 이와 결부돼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 이머징 경제 국가의 펀드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이머징 펀드에서 17억 달러 가량이 빠져나갔는데, 주식시장은 21주, 채권시장은 28주 동안의 자금 순유입이 마무리됐다.


비록 그 다음주에 다시 순 유입 전환되기는 했으나, 순자산 규모가 큰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을 바라보면 이머징 펀드의 자금 유출을 가볍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는 지적이다.

이들 ETF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변화를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올해 이머징 채권형 ETF의 성과가 낙폭을 보인 적이 두 번 있다. 첫 번째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이고 두 번째는 6월 FOMC와 BIS 연례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한다. 3월 FOMC 이후에는 이머징 채권시장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6월 이후에는 그러지 못했다.


6월 FOMC에서 연준이 연내 보유자산 축소 시작을 시사한 이후 한 번 조정이 나타났고, BIS가 연례보고서를 통해 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을 요구한 후로는 낙폭이 확대됐다. 이후 어느 정도 회복하기는 했지만, 상반기만큼의 랠리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중이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기본적으로 자산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자산 축소를 바탕으로 장기금리를 상승시킴으로써 자산 시장의 과열을 막으려는 것이다. 연준은 자산 축소 규모를 국채는 월간 60억 달러, 모기지는 40억 달러씩 시작하기로 했는데, 60억 달러의 국채가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국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모기지 시장은 국채에 비해 유동성이 작다. 연준이 보유한 모기지 채권은 주로 만기가 10년 이상으로 구성돼 있어 만기 상환이 아니라 시장에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산 축소가 이뤄지게 되는데, 향후 모기지 시장의 유동성은 더 떨어지고 장기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이됐다.


그런데 연준의 모기지 채권 보유 축소는 모기지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작은 크레딧이나 이머징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과 같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긴축을 단행하더라도 모기지와 크레딧, 이머징 시장 금리가 떨어진다면 그쪽으로 자금 공급이 계속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연준의 자산축소는 의도적으로 모기지 장기금리를 올리려는 것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작은 모기지, 크레딧, 이머징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이머징 채권시장에 자금유입이 끊기게 되고 성과가 부진하며, 연초 이후 꾸준히 축소됐던 이머징 채권 스프레드 역시 더 이상 축소되지 못하고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머징 채권형 순자산 규모 상위 10개 ETF가 주로 투자하는 국가들의 신용등급은 주로 BB, BBB에 분포돼 있다. 미국 회사채 BBB 등급 10년 물보다 금리 하락폭이 큰 국가가 많지 않고, 금리 하락폭이 크더라도 통화가치가 절하돼 수익률 측면에서 아주 유리하지도 않다.


김 연구원은 "BIS가 연례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과열을 이유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촉구한 점도 향후 이머징 금리가 떨어질 수 있는 여력을 제한해 유동성 공급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면서 "이를 고려했을 때 최근 이머징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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