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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경악·소득 허탈·실업 한숨…더위먹은 서민경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1분기 가구소득 0.8%↑
2년째 0%대 머물러


6월 20대 실업률 10.6%
1999년 이후 월간 최고

신선식품 등 물가 고공행진
7월 2.2%↑…서민 직격탄


물가 경악·소득 허탈·실업 한숨…더위먹은 서민경제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가운데)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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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고용 없는 성장과 수출이 고착되면서 국민의 소득이 정체되고 있다.


투자와 고용, 소비가 맞물리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깨졌다는 경고도 나온다. 높은 실업률 속에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이어진 구제역·조류독감(AI) 후폭풍과 극심했던 봄 가뭄에 여름 폭우까지 이어지면서 생활물가마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총체적인 내수 경제 위기라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업들의 하반기 경기 전망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3년 만에 '3%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건 정부뿐이다. 경직되고 있는 경제 상황에 대한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가구 소득 증가율이 2년 연속 0%대에 머무르고 있다.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59만3284원으로 전년 동기 455만5219원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전년도인 2015년 1분기 평균인 451만7282원 대비 0.8% 증가했을 뿐이다.


최근 10년간 1분기 기준 가구 소득 증가율이 1%를 넘어서지 못한 것은 지난해와 올해, 단 두 차례뿐이다. 금융위기가 몰아닥쳤던 2009년과 유럽 재정위기 직후인 2013년에도 가구 소득은 각각 1.2%, 1.6% 증가했다.


물가 경악·소득 허탈·실업 한숨…더위먹은 서민경제


고용과 실업률 지표도 악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6월 기준 20대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10.6%를 기록했다.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전체 청년(15~29세) 실업률 역시 10.5%에 육박한다.


고용률이 61.4%로 1997년 10월 이후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취업자 수는 30만1000명으로 40만명에 육박하던 상반기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청년이나 은퇴자들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면서 생계를 위해 상대적으로 자영업 진출이 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우리나라 자영업 동향 및 주요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54만명으로 2016년 3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세다.


중소기업 체감경기 전망지수도 최근 두 달 연속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의 8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를 보면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가 84.7로 전달보다 2.6포인트 하락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장마와 여름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증가세 둔화가 이어져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더 많다”고 진단했다.


반면 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은 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은 488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5%나 급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박과 석유화학 등 13대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에서 수출이 늘었다.


물가 경악·소득 허탈·실업 한숨…더위먹은 서민경제


그러나 수출이 늘어도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아 소득까지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전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수출 증가는 설비투자 확대 등을 통해 경제 성장세 회복에 기여하지만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비교해서는 약하다”고 경고했다.


수출 10억원이 유발한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2000년 15.0명에서 2010년 7.6명으로 반 토막이 났고 2014년에도 7.7명에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민 경제에 직결되는 신선식품 등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이 10.1% 뛰었으며 축산물과 수산물 역시 각각 8.1%, 5.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3.1%나 오르며 2012년 1월(3.1%)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주요 채소 가격을 50% 낮춰 공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정부는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채소류 수급 안정을 위해 수급조절물량을 공급하는 등 농축수산물에 대한 수급·가격안정대책을 강화해 시행하기로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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